광주 일부 학교-여행사, 수학여행 입찰 짬짜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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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일부 학교-여행사, 수학여행 입찰 짬짜미 의혹
특정 여행사 수년간 반복적 낙찰에 “업체 맞춤형 불공정 입찰” 제기
최저금액보다 수천만원 비싸게 계약…학부모·학생에 부담 전가 우려
최저가 입찰에도 제안서 부적격 판정…학교측 “평가위서 공정 평가”
2025년 04월 08일(화) 20:45
<오픈AI로 생성된 자료 이미지>
광주 지역 여행사들 사이에서 수학여행 사업자 선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전남 일선학교들이 ‘최저가 입찰제’를 통해 여행사 입찰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들은 ‘제안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하면서 특정 업체가 수년 간 낙찰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학교별 전담 여행사’ 현황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8일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개찰된 S중 2학년 수학여행 입찰의 경우 6개 업체가 참여해 9446만8000원을 제시한 A여행사가 낙찰됐다.

S중이 제시한 기초금액은 9863만원으로, 낙찰업체의 투찰률(기초금액 대비 제안금액의 비율)은 95.528%였다. 2순위는 9576만원(투찰률 96.842%)을 제안한 B여행사였다.

A여행사는 2022년부터 2025까지 5년 연속 해당 학교의 수학여행 사업을 낙찰받았다.

반면, 7400만원을 제시한 C여행사와 8638만원을 제안한 D여행사는 모두 ‘제안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비슷한 현상은 T고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4일 개찰된 수학여행 입찰(기초금액 1억 7050만원)에서 A여행사는 1억 6687만원(투찰률 98.569%)을 제시해 낙찰됐다. 2순위는 1억6789만원(투찰률 99.171%)을 제안한 B여행사였다.

최저가인 1억 3250만원을 제안한 C여행사는 여기서도 ‘제안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6일 개찰된 전남 E학교 수학여행 입찰(기초금액 1억 2955만원)에서도 A여행사가 1억 1512만원(투찰률 89.392%)을 제안해 1순위로 낙찰받았다. 그보다 훨씬 낮은 금액인 1억원을 제시한 C여행사와 다른 여행사는 모두 ‘제안서 부적격’ 처리됐다.

탈락한 여행사들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제안서 공개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일부 여행사들 사이에서 ‘불공정’ 입찰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비싼 낙찰가가 학생·학부모에게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저가 입찰 방식임에도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여행사가 잇따라 낙찰을 받고, 정작 낮은 가격을 제안한 여행사는 일괄적으로 제안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하고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광주 지역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투찰률이 90여%에 달하는 업체가 연속 낙찰을 받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며 “입찰을 하기 전부터 업계에서는 ‘어디 학교는 어디에서 한다더라’는 소문이 다 퍼져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입찰이라는 제도 자체가 경쟁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려는 취지가 있는데, 오히려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한 업체가 계속 선정되는 구조는 기이하다”며 “국공립에서는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어려운데, 일부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일명 서로가 짜고가는 ‘짬짜미’ 구조도 가능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각 학교 측은 7~8명 위원을 모아 평가위원회를 꾸리고 여행업체에 대한 점수를 매겨 공정하게 평가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다만 제안서 평가의 구체적인 기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제안서 부적격은 평가 결과일 뿐이며, 수학여행은 기존에 잘한 업체가 다시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체가 과거 행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다음에도 선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며 “예전보다 지금의 입찰 구조는 오히려 많이 공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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