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등 삶 재조명…감동 선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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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등 삶 재조명…감동 선사하겠다”
구독자 35만 유튜버 ‘홍고고’ 광주 고려인마을 영상 제작 눈길
‘할아버지 나라로 피난온 고려인 가족’ 등 시리즈 뜨거운 반응
우즈벡 등 방문 세계 역사 콘텐츠 제작…구독자와 기부활동도
2025년 03월 06일(목) 19:35
구독자 35만 명을 보유한 국내 대표 여행 유튜버 ‘홍고고’(35·안재홍·사진)가 제작한 광주 고려인마을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행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지난해 7000여 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편으로 올린 첫 번째 영상 ‘소련에게 억울하게 끌려갔던 한국의 후손들’이 조회수 116만 회를 기록했다. 2탄 ‘전쟁 중 모든걸 잃고 할아버지의 나라로 피난온 고려인 가족’, 3탄 ‘한국으로 피난 온 고려인 학생들의 첫 한국여행’ 등 그가 만든 광주 고려인마을 시리즈는 지금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홍고고는 고려인마을을 둘러보며 모든 부분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고려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하면서 영상을 만들었어요. 고려인들이 사는 마을이 형성돼있고, 그분들이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새롭게 알게 돼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데, 반응도 좋아 뜻깊었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는 여행 중 고려인 집을 방문해 쌀과 생필품을 전달했고, 수익금이 한국참전용사들에게 기부되는 키링을 고려인들에게 선물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가족을 위해서도 선물을 마련했다. 그 부부를 위해 레스토랑을 예약해주고, 자녀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고려인분들은 우연히 제 삶에 들어온 분들이에요. 제가 지금 위치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습니다.”

이후 그는 고려인자녀 아나스타샤 씨와 고려인의 30%가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에도 다녀왔다. 고려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더 정확한 상황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한국 후손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더 깊게 들여다봤다. 홍고고는 고려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1993년 MBC드라마 ‘엄마의 바다’로 데뷔, 영화 ‘몽정기’ 등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인 홍고고는 7년 전부터 세계 여행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공유해왔다. 역사를 알고 여행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 그는 단순 여행 기록이 아닌 사람과 역사를 연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영상 제작에 쏟는 시간도 늘었고, 여행 중 겪는 일을 최대한 담백하게 담기 위해 노력한다. 구독자들과 함께 기부 활동을 이어온 그는 콘텐츠 수익금을 보육원에 전달하고, 독거노인과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쌀 등 음식을 나누고 있다.

“10년 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는데, 그때 주변을 돌아보며 살겠다고 다짐했어요. 유튜브 전에 출연한 아프리카tv에서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홍고고가 제작한 수백 개의 영상을 보면 그는 여행객보다는 ‘현지인’에 가깝다. 화려한 여행지를 기록하기보다 현지인들과 평범하게 어울리는 소탈한 일상을 담는 홍고고는 ‘사람 냄새 나는 영상’을 만드는 게 꿈이다.

“‘사람을 남기자’가 제 모토예요. 사람을 따라 여행하는 유튜버가 되고 싶습니다.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세상은 살만하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할 거예요. 특히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제 모습을 통해 꿈을 꾸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최근 소수민족들을 만난 그는 앞으로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곳,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그 지역민의 삶을 재조명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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