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만나는 다채로운 식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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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만나는 다채로운 식물의 세계
영산강문화관 ‘흔들리는 식물, 계절의 왜곡’전 오는 3월 3일까지
한국보태니컬아트협동조합 작가 12명…기후 위기 속 식물의 개화 시기 등 조명
2025년 02월 07일(금) 16:30
지난 며칠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다. 다소 추위가 절정을 넘었지만 여전히 겨울은 겨울이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서면 겨울이라는 계절은 없다. 봄, 여름, 가을의 풍경이 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림 속에서 피어난 꽃은 생화보다 더 생화 같다.

케이워터운영관리 영산강문화관(관장;신성규) 기획전시실 2층. 오는 3월 3일까지 진행 중인 ‘흔들리는 식물, 계절의 왜곡’은 한겨울 속 봄의 향기와 가을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전시 전경. <영산강문화관 제공>
이번 전시는 한국보태니컬아트협동조합 소속 작가 12명이 참여해 지구 온난화가 초래한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명한다. 김민영, 김봉순, 김연욱, 김평화, 문유란, 박숙영, 신미영, 신혜영, 유현희, 이윤희, 이훈이, 추연희 등이다.

보태니컬 아트는 식물을 세밀하게 관찰해 표현하는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다. 식물학과 예술이 결합된 장르로 식물의 외양과 생래적 특징 등을 예술적으로 구현한다. ‘botanical’(식물의)과 ‘art’(예술)가 합성된 것에서 보듯 작가의 예술적 감각을 토대로 식물의 전체적인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사실 기후 위기로 지구상의 생물 종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꽃이 피는 시기, 열매를 맺는 시기, 낙화하는 시기 등 생애 주기가 달라지고 있다. 남쪽에서만 생산되던 열대 과일이 점차 북상해서 출토되는 것은 기후 변화와 연관돼 있다.

오랫동안 균일하게 이어져오던 자연의 순환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것은 인간의 탐욕과 무분별한 개발 탓이다. 그럼에도 식물은 변화에 적응하며 생태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전시장은 다양한 원예 전시장 느낌을 발한다. 은은한 꽃향기 너머로 한 무리의 나비 떼가 사분사분 날갯짓을 하며 날아들 것 같다. 상이한 생김새만큼이나 식물은 그 존재의 이유를 내재한다. 존재하는 모든 식물은 저마다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식물의 미를 초점화한다. 과학과 예술, 식물이 정밀한 조화를 이룬 그림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기후로 대변되는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작가들은 ‘기후위기에 흔들리는 식물’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에 방점을 둔 것 같다. 저마다의 색상과 형태, 이미지로 구현된 식물은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들이 사라지면 당신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라고 반문하는 듯하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는 성공인 셈이다.

원데이 클래스의 ‘탄생화 북마크 만들기’ 모습.
전시기간 연계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오는 15일(오후 2시)에는 원데이클래스의 ‘탄생화 북마크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전시 관람 후 감상평을 남기면 총 15명을 선정 더일러스트앤아트가 제작한 보태니컬아트 굿즈를 증정한다. 기획을 한 더일러스트앤아트는 예술을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보태니컬아트 및 작가 그림 원화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성규 영산강문화관장은 “기후 위기와 맞물려 환경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기후 변화 속에서도 식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법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산강문화관 네이버 카페 및 안내데스크 문의.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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