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도시 장흥을 꿈꾸며- 박안수 경제학박사·전 농협장흥군지부장
  전체메뉴
노벨문학상 도시 장흥을 꿈꾸며- 박안수 경제학박사·전 농협장흥군지부장
2025년 02월 05일(수) 00:00
영국은 세계적인 대문호 월리엄 셰익스피어를 식민지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대문호 한사람의 문화적 가치는 수치로 평가할 수 없음을 입증하는 일례로 여겨진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실제적 뿌리이자 발원지인 장흥군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비상할 수 있는 ‘K-문학 본향’의 사명과 역할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장흥이라는 지명은 지금으로부터 천년 전, 고려 인종이 공예태후 임씨의 은덕을 기리고자 ‘길게 흥하라’는 뜻을 담아 지은 ‘장흥부(長興府)’를 직접 하사한 것으로, 장구한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변경 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호남 5대 명산이자 전국 100대산인 천관산을 비롯해 제암산, 보림사의 가지산, 억불산, 부용산이 정맥을 이루고 있고 그 산에서 발원해 나온 맑은 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수로 꼽히는 탐진강을 이룬다.

또 이순신 장군이 양식을 얻고도 남을 수 있는 바다라는 의미로 명명했다고 전해 오는 ‘득량만(得糧灣)’은 5개 읍·면이 접한 천혜의 수산보고다.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최대 격전지인 석대들을 위시해 일제강점기 조성된 대덕 도청들, 김형서 선각자가 간척한 산외동들에서 생산된 ‘장흥아르미쌀’은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처럼 천혜의 산과 들, 바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살기 좋은 고장 장흥은 시와 수필 그리고 소설의 많은 소재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장흥은 수많은 문인을 잉태한 고장이다. 고려시대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위씨(魏氏) 3형제를 비롯해 조선시대 송강의 ‘관동별곡’보다 25년이 앞서고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 ‘관서별곡’을 쓴 기봉 백광홍과 천재 실학자 존재 위백규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바로 장흥에서 태어났다.

근현대 들어서는 ‘당신들의 천국’의 이청준을 비롯해 송기숙, 이승우, 이대흠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롯해 전국적으로 130여 명 이상의 유명 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아버지로 이상문학상을 부녀가 수상해 화제가 됐던 한승원 작가는 고향 장흥에서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집필실 앞 ‘한승원문학산책길’에는 다수의 시비(詩碑)가 건립돼 있다. 한국문인협회 장흥지부와 장흥별곡문학동인회 등 지역 문인들도 문학도시 명성에 걸맞게 왕성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흥군은 지난 2008년 문학관광기행 특구로 지정됐다. 천관산 기슭 문학공원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유명 시조·시인 100여 개 시비가 설치돼 있으며 천관문학관도 자리잡고 있다.

옛날 말에 ‘왕대밭에서 왕대가 난다’고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한강작가에 이어 제2, 제3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장흥에서 나오길 희망해 본다.

더불어 맑은 물과 푸른 숲이 있으며 문화와 흥(興)이 넘치는 어머님 품 같은 정남진 장흥군으로의 문학여행을 추천한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