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광주 어린이보호구역
  전체메뉴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광주 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에 속도 제한 노면 표시 지워져…보·차도 분리 안돼 ‘위험’
5개 자치구 실태조사…곳곳 방호 울타리 미설치에 노면 표지도 제각각
2025년 01월 07일(화) 20:40
7일 광주시 서구 쌍촌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 불법주정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전면금지 이후 단속 시작(2022년 2월 1일) 3년째를 앞두고 있지만, 광주지역 스쿨존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스쿨존에는 불법주정차가 횡행하고 속도제한 등 노면 표시가 지워지거나 보·차도 구분이 미흡하는 등 문제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광주 5개 자치구 중 광산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사이 이같은 문제점들을 분석한 어린이보호구역 실태조사 결과를 각각 내놨다.

각 자치구별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어린이보호구역의 40% 안팎의 지정 구역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다. 각 자치구는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실태조사가 연 1회 의무화된 데 따라 실태조사를 추진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보호구역에서 노면 표시가 지워지거나 표지 규격이 맞지 않고, 불법주정차와 보·차도 미분리 등 문제가 발견됐다.

동·서·남·북구에서 조사한 어린이보호구역 125곳 중 102곳(81.6%)의 노면 표시가 지워지거나 흰색 페인트로만 그려지는 등 규격에 맞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26곳(20.8%)에서는 보·차도 간 높이 차이가 없거나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는 등 보·차도 분리가 미흡했다.

횡단보도 신호기가 없거나 과속방지턱 각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만들어지고, 횡단보도 등이 노란색이 아닌 흰색으로만 칠해지는 등 문제점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실제 이날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서구 쌍촌동의 YWCA 어린이집 앞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10여대의 차량이 불법주정차돼 있었다.

어린이보호구역 종점과 맞붙어 있는 ‘주정차 홀짝제’ 주차 구역에서 이어진 주차 행렬이 어린이보호구역까지 침범한 것이었다. 차량들은 주차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 이날 내린 눈이 두껍게 덮여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같은 동의 서광초 또한 학교 담벼락 옆으로 불법주정차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어린이들은 주정차된 차량 사이로 숨어 가며 눈싸움을 즐기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노면 표지도 제각각이었다. 서구 화정동의 화정남초, 남구 대성초 등 인근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 노면 표지가 닳아져 운전자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서광초 인근에는 흰색 속도제한 노면 표지를 지우지도 않고 그 위에 빨간색 표지를 덧그려 두 노면 표지가 겹쳐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동구 서석초 인근 도로는 보·차도 간 높이 차이가 없고, 울타리가 아닌 30㎝ 남짓 높이의 도로분리봉으로만 분리해뒀다. 동구 중앙초 인근 도로는 ‘예술의 거리’를 오가는 차량이 적지 않음에도 보행로에 방호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예술의거리에 어린이보호구역 시작점이 표시된 한 가로등은 차량에 부딪혔는지 밑둥이 찌그러지고 기울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광주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차량이 많이 지나는 곳은 노면 표시가 금방 지워지는데다, 보행로를 확보하기 어려울 만큼 좁거나 오랜 기간 이면도로로 쓰이던 길도 있어 저마다 관리 실태가 다른 것”이라며 “설치된 시설 모습이 저마다 다른 것은, 어린이보호구역 정비를 할 때마다 다른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는데 도안을 따로 제공하지 않다 보니 결과물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태조사 결과에 맞춰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고 규격을 일원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