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山 단풍옷 갈아입지도 않았는데…벌써 ‘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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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山 단풍옷 갈아입지도 않았는데…벌써 ‘입동’
전국 유명산 21곳 중 14곳만 절정
기후변화에 단풍 절정기 늦어져
물들기도 전에 잎사귀 떨어지기도
2024년 11월 07일(목) 07:40
6일 바라본 무등산국립공원의 모습, 정상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물들지 않았다 . <독자 제공>
광주·전남의 유명 산들이 단풍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7일 입동이 찾아왔다.

올해 이례적인 늦더위로 단풍 절정기가 지난해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산에서는 아예 절정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6일 기상청 ‘유명산 단풍현황’에 따르면 광주·전남 유명산 5곳(무등산, 지리산, 조계산, 월출산, 두륜산) 중 단풍이 절정에 이른 곳은 무등산과 지리산에 불과하다.

단풍은 산 전체로 볼 때 정상부터 아래로 20% 정도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이라고 하며 80% 이상 물들었을 때를 ‘절정기’라고 한다.

당초 산림청은 지난 1일 월출산이 단풍 절정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절정기가 먼 것으로 관측됐다.

해남 두륜산의 경우 8일이 절정기로 꼽혔으나 단풍이 물들기 전에 잎사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국적으로 단풍이 가장 유명한 곳으로 알려진 내장산의 경우 지난달 27일 단풍이 절정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6일 현재까지도 조짐을 찾기 어렵다.

광주·전남의 유명산을 포함한 전국 유명산 21곳 중 절정에 이른 산은 지리산, 무등산을 포함해 설악산, 오대산, 북한산, 치악산,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주왕산, 계룡산, 덕유산, 가야산, 가지산 등 14곳이다.

단풍이 늦어지는 이유는 이례적인 늦더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풍은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면 잎 속 엽록소 분해 현상으로 노랗거나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며, 9월 상순 이후 기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을수록 빨라진다.

단풍은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떨어질수록 엽록소가 파괴돼 더 빠르게 절정에 이르는데, 올 가을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단풍 절정기가 늦어지고 있다. 결국 기온이 서서히 떨어지는 남부지역의 산들에서 단풍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절정기를 맞이하기도 전에 겨울에 접어들어 잎사귀들이 떨어지는 산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절정이라고 하는 무등산의 경우에도 단풍이 기대만큼 아름답게 물들지 않고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 관계자는 “6일 오전 무등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11월 단풍 절정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올해 늦더위 때문에 탐방객들이 무등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결국 이상기온 등의 기후변화로 단풍이 드는 시기가 점차 늦어져 가을 산행객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

한편, 산림청과 각종 연구진들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 단풍나무류가 단풍이 드는 시점이 매년 평균 0.39일 늦어지고 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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