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과 나눔을 위한 축제 ‘비움나눔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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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과 나눔을 위한 축제 ‘비움나눔페스티벌’
천주교광주대교구 주최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주관
‘고요히 머물며’ 주제…12일 20일 전시, 공연, 성무극 등
2024년 10월 09일(수) 09:50
비움나눔페스티벌이 12일부터 20일까지 천주교광주대교구청 일원에서 열린다. 야외 전시장 장면.
비움과 나눔은 상보적이다. 비워야 나눌 수 있고, 비워야 함께할 수 있다.

천주교광주대교구가 주최하고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비움나눔페스티벌은 이웃사랑과 나눔을 위한 축제다.

올해도 ‘비움나눔페스티벌’이 천주교광주대교구청 일원에서 열린다.

7회째를 맞은 비움나눔페스티벌이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전시, 공연, 콘서트, 버스킹, 성무극, 오케스트라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려진다. (개막식 12일 오후 7시)

지하전시실 장면
올해 주제는 ‘Be still-고요히 머물며’로 시편 37편 7절에 나오는 “주님 앞에 고요히 머물며 그분을 고대하여라”에서 차용했다.

고도화된 물질문명의 자본주의회에서 ‘고요히 머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끊임없이 외부의 요인들은 인간의 내면을 흔들고 사유와 성찰을 방해한다. 고요히 머물며 주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비우고 욕심을 버려야 가능할 것이다.

개막에 앞서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전시는 국내외 26명 작가들의 조각, 조형, 설치, 회화 작품이 출품됐다.

곽승호 작 ‘꽃소풍’
소빈 예술감독은 “이번 페스티벌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브레디관(구 광주가톨릭대학교)을 비롯해 본관 지하, 야외공간을 활용해 진행된다”며 “지하전시장과 야외전시장 각각 공간의 특징을 살려 주제와 의미 등을 포괄하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지하전시장에는 조형, 회화, 염색, 설치 작품 등이 관객을 맞는다.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현대 시각 예술가 리치앙의 작품은 현대사회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드러낸다. 그는 잡지와 책을 ‘찢는’ 행위를 통해 상징적인 의미를 초점화한다. 넘쳐나는 정보와 지식에 대한 항거이자 정보의 잔해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행위로 수렴된다.

그는 “권력과 자본에 의해 감춰진 현실에 주목하는 한편 잊혀진 역사 속에서 인간성의 흔적을 찾는다”며 “뉴스 매체의 이미지가 모자이크처럼 조각날 때 예술은 메시지를 발현한다”고 언급했다.

전통 수공예 종이를 혁신적으로 적용하고 재창조하는 린민 작가의 한지공예 천연염색도 눈길을 끈다. 작품에는 단순하면서도 투박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는 심미안이 투영돼 있다.

중국 작가 셰민의 염색 및 섬유 작품을 통해서는 당대 복식의 이모저모를 가늠할 수 있다.

자연친화적인 염색으로 힐링이 되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김영남 작가의 에코작품, 종이 정크 작업을 매개로 자연의 순환을 표현한 안선화 작가의 설치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승기 작 ‘흐르다’
자연소재인 보리줄기를 토대로 보리회화를 작업한 이수진 작가의 작품은 독특하다. 화려하면서도 깊이와 묵직한 주제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고도의 집중력과 오랜 작업이 전제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고아한 아름다움이 발길을 붙든다.

이수진 작 ‘최후의 만찬’
야외 전시장은 메시지와 조형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조각, 조형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양문기 작가의 ‘욕망의 무게’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환기하는 물질적 갈망과 욕망을 표현한다. 한편으로 돌의 무게만큼 무거운 삶의 무게를 상징하기도 한다.

목포 출신 양태백 작가의 ‘별이 빛나는 거룩한 밤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모티브로 했다. 성당의 벽면을 덮은 고흐의 작품은 이색적인 아우라를 발하며, ‘별이 빛나는 거룩한 밤에’를 모티브로 제작된 수십 개의 우산은 푸른 잔디밭을 이국적으로 수놓는다.

전시 외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비움콘서트와 나눔콘서트는 각각 12일, 18일 펼쳐질 예정이다. 12일에는 피아트도미니, 광주가톨릭솔리스트앙상블, 피아트오케스트라가 가을밤을 은은하게 적시는 음악을 선사하며 18일은 하림의 아프리카 오버랜드가 출연해 생생한 라이브 연주와 함께 아프리카 음악을 들려준다.

국악한마당 일환으로 성무극도 마련돼 있다. 19일 가톨릭국악인회 무용단과 연주단이 ‘낙화’라는 주제로 한국 최초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 이야기를 성무극으로 펼친다.

어린이그리기대회는 12일 ‘Be Still : 나만의 휴식, 편안한 우리, 기다림’을 주제로 열리며 수상작은 전시기간 만날 수 있다.

안선화 작가의 종이 정크 작품
이밖에 방글라데시 인권 평화 후원금을 위한 플리마켓을 비롯해 비움나눔 장터, 비움나눔 점빵, 바오로가게, 생명존중캠페인 등도 페스티벌 기간 진행된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최윤복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장은 “‘고요히 머물며’라는 주제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주님과 이웃을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정했다”며 “이번 비움나눔페스티벌이 그 취지에 맞게 실천하는 문화페스티벌, 함께하는 문화페스티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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