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2024 으뜸인재] “기후 위기 정책 개발·국제협상에 도움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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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2024 으뜸인재] “기후 위기 정책 개발·국제협상에 도움 주고 싶다”
<9> 박승민 변호사
영국 에딘버러대 로스쿨서 국제 환경·기후변화법 석사 예정
“국내 농업에 적합한 탄소 감축 인센티브 프로그램 구축 연구”
2024년 09월 07일(토) 12:10
“기후 변화가 키리바시, 투발루 등 일부 섬나라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잖아요.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순 없어요. 농·어업 분야만 해도 바다 온도가 올라 양식장에 피해를 주고 매년 잡히던 어종 어획량은 줄었죠. 작물이나 과일 재배 한계선은 북상하고 있어요. 기후 변화의 부메랑을 맞고 있는 겁니다. 기후 변화로 나타나는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로 우리나라, 나아가 국제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전남도의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의 ‘으뜸인재’로 선정, 오는 9일부터 영국 에딘버러대 로스쿨에서 국제 환경·기후변화법을 전공으로 법학석사(LL.M)학위를 밟는 박승민(39·변호사)씨의 꿈은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다.

여수여고와 이화여대(과학교육과·화학교육전공)를 졸업한 뒤 부산대 로스쿨을 거쳐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처(에너지혁신과)와 농림축산식품부(농촌탄소중립정책과)에서 근무하며 진로를 확실하게 정했다.

“변호사가 되기 전 대학에서 화학교육을 전공할 때부터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었어요. 당시 기후변화 문제는 과학기술로 상당부분 해결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법·정책 및 국제협력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죠.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이 분야에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관련성 있는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아왔다.

그는 로스쿨을 졸업한 뒤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법률국(Office of Legal Affairs)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나라별 공무원이 모여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 국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회의에 배석할 기회를 갖게 됐는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이러한 논의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고 한다.

“농식품부는 농업 관련, 기후변화, 국제통상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에 활발히 참여하는 부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정부의 ‘제 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이 만들어지고 발표되던 시기에도 농촌탄소중립정책과에 근무했고요. ”

농업 분야의 경우 이상고온, 잦은 비, 부족한 일조량 등으로 평소 논밭과 시설하우스에서 키우는 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도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 농식품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기후변화 관련 문제는 농업 환경 뿐 아니라 농식품 관련 정책을 고안할 때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핵심 고려사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벼 재배, 가축 사육도 탄소 배출량 감축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죠. 통상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앞으로 기후변화는 탄소 감축 노력 없이 생산된 농산물, 식품가공품 등에 대한 수·출입을 제한하는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상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

그가 영국 에딘버러대를 유학지로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향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 개발이나 국제협상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학교에는 국제환경법, 기후변화 소송 실무 등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됐어요. 대학 내 ‘탄소혁신센터’를 통해 영국을 포함한 여러 기후변화 선도국들의 사례를 배울 수도 있고요. 졸업 논문 작성 과정에서 국내 농업 환경에 적합한 탄소 감축 인센티브 프로그램 구축 방안에 대한 연구도 해보고 싶습니다.”

‘농도(農都) 전남’의 입장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관심이 크다.

“2026년 이후 들어설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해남)는 국내 농업 환경에 맞춘 탄소 배출 감축 방법 및 감축량 산정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농업 분야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는 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학 중 검토하고 연구한 해외 우수 사례를 대응센터 관련 업무 담당 동료에게 적극 제공할 생각입니다. 농업이 주 산업인 아시아, 아프리카 개발 도상국에도 관련 기술을 전수, 전 세계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대응센터가 되는 데 제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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