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관현악으로 만나는 이색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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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관현악으로 만나는 이색 무대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30주년
‘이카로스’ 모티브 미래가치 모색
신화 상징적 서사 한국적 재해석
2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2024년 09월 04일(수) 20:40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아 오는 2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특별연주회 ‘이카루스’를 펼친다.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Ikaros)’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날다 밀랍 날개가 녹아버려 추락한 인물이다. 그는 욕망의 표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로 위험을 알면서도 한계를 넘어서는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

이카로스를 모티브로 미래 가치를 모색하는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박승희)이 오는 26일(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이카루스’를 선보인다.

지난 1994년 창단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지역 내·외에서 총 300여 회 공연을 통해 남도 국악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목포시립합창단, 광주시립창극단을 비롯해 카메라타 전남 등이 협연하며 위촉 초연곡, 창작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국악관현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백대웅 작곡 ‘남도아리랑’으로 막을 연다. 남도의 대표적인 민요 ‘진도아리랑’과 ‘밀양 아리랑’을 주요 테마로 세마치, 6/4 장단 변화에 포인트를 뒀으며, 역동과 서정의 대비가 선명한 곡이다.

대금산조의 창시자라 불리는 박종기의 맥이 깃든 ‘서용석류 대금산조’도 레퍼토리에 있다. 붙임새(사설과 장단 사이의 결합 양상)가 정확하며 굵은 선과 강한 힘이 느껴지는 산조다. 박위철이 편곡을 맡아 소리의 강약을 순발력 있게 변화시키는 극적 표현력과 시김새를 더했다. 협연에 김상연 교수(전남대).

김 씨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국악원 단원을 역임했으며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1997)과 KBS 국악대상(2020) 등을 수상했다.

창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위촉 창작된 후 초연되는 작품들도 있다.

이정호가 작곡한 ‘불의 춤’은 고조되는 뜨거운 에너지를 실험적 색채감과 음의 배치에 투영, ‘변화무쌍’ 리듬감을 전한다. 미래지향적 가치를 담은 정열적인 무곡(舞曲)이며 색다른 관현악법을 기대할 수 있다.

대미는 황호준이 작시하고 곡을 입힌 ‘이카루스’다. 앞서 언급한 이카로스 신화를 모티브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이상주의적 면모를 광주 정신과 접목했다.

대금 협연 김상연 교수
이 노래는 전통 가창자로 구성된 동양의 합창 방식과 서양합창의 음향적 조화를 모색했다. ‘이카루스 서곡’으로 시작해 1악장의 ‘태양을 향한 비상’, 2악장 ‘미궁’, 3악장 ‘날개’와 4~5악장의 ‘황혼의 노래’, ‘영원을 향한 비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그리스 신화의 상징적 서사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다.

박승희 상임지휘자는 “‘이카루스’는 시대의 빛나는 가치를 추구했던 이들을 위한 노래”라며 “악곡을 통해 광주의 시대정신이 더는 ‘진혼’의 대상으로만 남을 것이 아니라 ‘찬미’의 영역으로 넘어갔으면 한다”고 곡을 설명했다.

‘우리소리바라지’에서 보컬로 활동 중인 소리꾼 김율희를 비롯해 광주시립창극단원 8인(김연옥, 윤세인 등), 카메라타전남과 목포시립합창단 단원들이 출연한다.

한편 30돌을 맞은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해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을 시작으로 올해 ‘아창제 재연’, ‘충장축제 폐막공연’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국악관현악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영남대 국악과와 프란츠슈베르트음대 석사과정을 졸업한 위촉작곡가 이정호는 지난해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부산대 한국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앙대 및 동 대학원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한 황호준 작곡가는 KBS 국악대상(작곡), 대한민국 작곡상 등을 받았다.

R석 3만 원, A석 1만 원. 티켓링크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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