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와 기술을 연결하다, 미디어아트로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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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와 기술을 연결하다, 미디어아트로 풀어내다
프랑스 여성 거장 오를랑 작품전
오늘부터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2024년 09월 04일(수) 20:35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과…’
프랑스 출신 작가 오를랑(77)은 신체 미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신체를 모티브로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 서사를 구현해왔다. 기존 관습으로 명명되는 이름을 거부하고 불어에서 여성형, 남성형도 아닌 오를랑(ORLAN)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다.

프랑스 여성 거장 오를랑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센터장 이경호·G.MAP)은 5일부터 12월 5일까지 제1, 3전시실 및 외벽 미디어 파사드월에서 ‘오를랑 하이브리드’전을 연다. 개막식은 오후 5시 30분이며 오를랑 작가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광주비엔날레 30주년 특별기념전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신체와 기술을 연결해 풀어낸다는 데 특징이 있다. 오를랑은 기술을 활용해 물리적 신체를 가상 공간에서 해체하고 결합하며 혼종한다.

예컨대 작가는 자신의 몸을 예술 활용의 소프트웨어로 상정한다. 변형된 가상의 신체를 매개로 사회적 목소리를 예술적 실천의 차원으로 전이시킨다.

특히 1990년대 뉴욕, 파리 등에서 9차례에 걸친 생중계 성형수술 퍼포먼스를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전례에서 보듯, 작가는 신체를 저항하고 변형하는 작업의 대상으로 활용한다. 새로운 신체 예술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주목할 점은 오를랑 작업이 물리적 육체에만 한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신체가 기술을 통해 재명명되고, 예술 활동은 다변화된 주제로 표현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인터넷 이전 프랑스에 보급된 단말기 미니텔을 활용한 작업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와 연계한 행사도 진행된다. 5일 오후 3시30분부터 작가와의 대화가 그것. 이경호 센터장, 윤진섭 미술평론가, 조영주 여성작가가 패널로 참석해 풍성한 이야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센터에서는 연계 행사로 비평연구 프로젝트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 참가자를 모집했다. 오를랑의 작품세계와 연관된 신체성, 젠더, 포스트 휴먼 등 사회문제에 관심있는 비평가, 연구자, 10명을 선정해 작품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와 행사가 동시대 사회적 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담아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이경호 센터장은 “오를랑의 작품은 기존 남성과 여성, 서구와 비서구, 자연과 인간 등 이분법적으로 주어진 이데올로기와 관습화된 기호들을 해체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기술과 신체를 매개로 사회적 문제를 외쳤던 울림의 소리가 30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와 연계해 의미있는 메시지로 전달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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