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시공간의 충돌…대규모 융복합 미디어로 펼쳐지다
‘제 1회 ACC 미래상’ 수상 김아영 작가
수상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인버스’ 공개
수상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인버스’ 공개
![]() 김아영 작가 |
역사 이래 수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양한 주제를 구현해왔다. 무수히 많은 주제들 가운데 시간과 공간은 가장 복잡하면서도 깊은 사유를 요하는 주제다.
시간은 어디에서 태동해 어디로 흐르는 것일까? 궁극적으로 시간이 도달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시간의 변화에 따른 공간의 지형은 어떻게 달라질까? 철학자와 과학자, 문학자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작품에 시간과 공간의 의미와 가치 등을 투영해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수여하는 ‘제 1회 ACC 미래상’ 수상 작가인 김아영은 시간과 공간에 천착해왔다. ACC 미래상은 미래 가능성을 확장한 융복합 분야 예술가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아영 작가의 미래상 수상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됐다.
ACC(전당장 이강현) 지원을 받아 제작된 신작은 시간과 공간의 관계, 서로 다른 시간관과 세계관 사이의 충돌과 접점 등을 다룬다.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복합전시1관서 펼쳐지며 11m 컴퓨터 그래픽과 3채널 영상 등 대규모 미디어가 압권이다.
그동안 김 작가는 사실과 허구, 역사적 사건에서 파생한 동시대 문제를 비롯해 정지, 경제, 사회, 문화 등 경계를 넘나들며 탐구를 해왔다. 주제 또한 이주, 자본주의, 국가이데올로기 등 거시적 문제 외에도 고고학, 미래주의 사이언스 등 SF적 상상력을 요하는 부분까지 아우른다.
지난해에는 ‘딜리버리 댄서의 구’로 한국인 최초 세계 미디어 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 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영국 테이트 모던에 소장됐다.
“이번 ‘딜리버리 댄서의 선’은 이전 ‘딜리버리 댄서의 구’에 등장했던 두 주인공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가상 세계에서 시간 지연과 내비게이션의 미로에 빠졌던 주인공들이 새로운 가상 도시에 놓이게 되지요.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과거 시간관을 배달하면서 다른 시간관의 사회와 갈등하게 되죠.”
스펙타클하면서도 역동적인 장치, 화려한 화면 구성은 한편의 SF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전통적 역법과 시간관을 소환한다. 발전과 도약, 상승 등 직진 위주의 근대화와 달리 비서구적 시각과 아시아의 미래성을 주목한다. 이를 위해 역법의 기호 등이 상징 장치로 활용된다.
전시 제목인 ‘선’(Arc)은 해시계와 작품 속 달력 판의 곡선, 호의 형태를 차용했다. 시간성을 상기하는 한편 시간과 공간, 인간과 역사, 탈주하는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기호화된다.
“제목에 포함된 ‘인버스’(Inverse)는 말 그대로 반비례 관계를 뜻합니다. 물리학에서는 속도의 역수로서 시간을 의미하죠. 속도 경쟁으로 파생된 다른 시공간과 그 간극에 수많은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해요.”
김 작가에 따르면 ‘인버스’(Inverse)는 변화무쌍한 주인공들 이야기처럼 시공간이 휘고, 접히며, 굽이굽이 도는 서사로 전이된다. 변형과 변화는 예측불허의 시공간이 파생하는 의미있는 가치다.
중앙의 거대한 3면 스크린이 주는 효과는 압도적이다. 인공지능과의 협력을 통해 창조된 가상세계가 마치 하늘에 펼쳐진 느낌이다.
그런데 김 작가는 왜 시간과 공간에 천착하는 것일까.
“아시아에서 태어나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시간은 서구 근대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지요. 저는 아시아적 가치를 작품 속에 투영해 시간과 우주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 미래주의에도 관심이 많아요. 이번 기회에 저의 관심 분야를 더 넓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데 대해 감사할 따름이죠.”
인간의 상상력이 인공지능과 정교하게 맞물려 구현되는 양상은 가상이 아닌 실제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싶다.
김 작가는 “AI는 인간의 연산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수한 결과물들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것을 확인하고 선택하고 다음 방향을 제시하는 인터넷 과정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강현 전당장은 “김 작가의 작품은 폭넓은 리서치를 토대로 아시아적 가치를 세련되면서도 속도감있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ACC 미래상의 수상 취지을 잘 살린 이번 작품이 많은 관객들에게 공유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시 자세한 내용은 ACC누리집서 확인 가능하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간은 어디에서 태동해 어디로 흐르는 것일까? 궁극적으로 시간이 도달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시간의 변화에 따른 공간의 지형은 어떻게 달라질까? 철학자와 과학자, 문학자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작품에 시간과 공간의 의미와 가치 등을 투영해왔다.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아영 작가의 미래상 수상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됐다.
ACC(전당장 이강현) 지원을 받아 제작된 신작은 시간과 공간의 관계, 서로 다른 시간관과 세계관 사이의 충돌과 접점 등을 다룬다.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복합전시1관서 펼쳐지며 11m 컴퓨터 그래픽과 3채널 영상 등 대규모 미디어가 압권이다.
지난해에는 ‘딜리버리 댄서의 구’로 한국인 최초 세계 미디어 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 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영국 테이트 모던에 소장됐다.
“이번 ‘딜리버리 댄서의 선’은 이전 ‘딜리버리 댄서의 구’에 등장했던 두 주인공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가상 세계에서 시간 지연과 내비게이션의 미로에 빠졌던 주인공들이 새로운 가상 도시에 놓이게 되지요.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과거 시간관을 배달하면서 다른 시간관의 사회와 갈등하게 되죠.”
스펙타클하면서도 역동적인 장치, 화려한 화면 구성은 한편의 SF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전통적 역법과 시간관을 소환한다. 발전과 도약, 상승 등 직진 위주의 근대화와 달리 비서구적 시각과 아시아의 미래성을 주목한다. 이를 위해 역법의 기호 등이 상징 장치로 활용된다.
![]() 제1회 ACC 미래상 수상작가인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이 내년 2월 16일까지 펼쳐진다. |
![]() 제1회 ACC 미래상 수상작가인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이 내년 2월 16일까지 펼쳐진다. |
“제목에 포함된 ‘인버스’(Inverse)는 말 그대로 반비례 관계를 뜻합니다. 물리학에서는 속도의 역수로서 시간을 의미하죠. 속도 경쟁으로 파생된 다른 시공간과 그 간극에 수많은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해요.”
김 작가에 따르면 ‘인버스’(Inverse)는 변화무쌍한 주인공들 이야기처럼 시공간이 휘고, 접히며, 굽이굽이 도는 서사로 전이된다. 변형과 변화는 예측불허의 시공간이 파생하는 의미있는 가치다.
중앙의 거대한 3면 스크린이 주는 효과는 압도적이다. 인공지능과의 협력을 통해 창조된 가상세계가 마치 하늘에 펼쳐진 느낌이다.
그런데 김 작가는 왜 시간과 공간에 천착하는 것일까.
“아시아에서 태어나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시간은 서구 근대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지요. 저는 아시아적 가치를 작품 속에 투영해 시간과 우주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 미래주의에도 관심이 많아요. 이번 기회에 저의 관심 분야를 더 넓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데 대해 감사할 따름이죠.”
인간의 상상력이 인공지능과 정교하게 맞물려 구현되는 양상은 가상이 아닌 실제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싶다.
김 작가는 “AI는 인간의 연산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수한 결과물들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것을 확인하고 선택하고 다음 방향을 제시하는 인터넷 과정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강현 전당장은 “김 작가의 작품은 폭넓은 리서치를 토대로 아시아적 가치를 세련되면서도 속도감있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ACC 미래상의 수상 취지을 잘 살린 이번 작품이 많은 관객들에게 공유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시 자세한 내용은 ACC누리집서 확인 가능하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