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다시 찾은 명승 ‘화순적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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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다시 찾은 명승 ‘화순적벽’을 만나다
박철수 작가, 사진집 ‘화순적벽’ 출간
4년 작업…‘사계’·‘문화유적’ 등 4부 구성
2024년 07월 07일(일) 20:35
화순적벽은 국가명승 제112호로 지정된 천하절경이다. 무등산에서 발원한 영신천이 창랑천과 합류해 동복천을 이룬다. 창랑천을 따라 모두 4개의 절벽 즉 장항적벽, 보산적벽, 창랑적벽, 물염적벽을 모두 아울러 화순적벽이라 부른다.

지난 85년 동복댐 담수로 이곳에 있던 15개 마을과 화순적벽 일부가 물에 잠겼다. 지난 2014년 30년 만에 출입통제가 해제돼 옛 모습을 부분적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화순적벽은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예로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았다. 조선 전기 문신인 광산 출신 이발의 ‘유적벽’, 김삿갓의 ‘무등산과 적벽강’, 정약용의 ‘유적벽정자’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화순적벽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사진집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적벽 8경 중 제3경 ‘선대관사의 강선대’가 있었던 곳.
박철수 사진가가 펴낸 ‘화순적벽’(눈빛출판사·사진)은 사진으로 다시 만나는 명승 화순적벽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사진집은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 다큐 사진을 찍어온 박 작가가 지난 4년간 화순적벽을 드나들며 작업한 사진을 모은 것이다. 이에 앞서 그는 2023년 영산강의 풍경을 앵글에 담아 작품집을 발간한 바 있다.

박 작가는 “화순적벽은 상수원 보호구역에 위치해 있는 탓에 버스투어를 통해서만 탐방할 수 있다”며 “많은 분들이 사진집을 통해서나마 화순적벽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진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적벽의 사계’에는 ‘적벽운해’, ‘별산에서 바라본 적벽과 동복호’, ‘노루목적벽’ 등이 수록돼 있다. 그림 같은 풍경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얀 구름이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적벽 운해는 선계인지 속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아마도 옛적 문인들은 그 같은 절경에 빠져 시를 읊었을 것 같다. 다음은 다산이 17세 때 지었다는 ‘유적벽정자’라는 시다. 부친 정재원이 화순현감으로 부임했을 때 지었다는 작품이다.

“해맑은 가을 모래 오솔길이 뻗었는데/ 동문의 푸른 산은 구름이 피어날 듯/ 새벽녘 시냇물엔 연지 빛 잠기었고/ 깨끗한 돌벼랑은 비단무늬 흔들린다/ 수령의 한가한 놀이 누가 흥취를 즐기나/ 시골사람 무리지어 밭 갈고 낚시 하네/ 사랑스럽다 고운 산수 외진 곳에 자리잡아/ 명성 흘러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오”

2부에서는 ‘적벽의 문화유적과 사람들’을 담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송석정’, ‘망향정’, ‘옹성산성’ 등은 우리 문화의 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련한 옛 마을의 흔적을 담은 사진도 있다. 3부 ‘적벽의 수몰마을 흔적’은 가뭄 때문에 드러난 옛 모습을 소환한다. 옛 노루목마을 터와 적벽은 오래된 지형도처럼 쓸쓸함과 그리움을 환기한다.

마지막 4부 ‘망향’은 고향과 연관된 장소와 기념비 등을 모았다.

동복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된 실향민들의 아픔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기리기 위해 1992년 건립된 ‘망향정’, 댐 공사로 15개 마을이 물속에 잠긴 내력을 기록한 망향탑과 마을유래비 등을 볼 수 있다.

발문 ‘사진으로 다시 찾은 명승, 화순적벽’을 쓴 문순태 소설가는 “박철수 사진가는 피사체의 내면에 감추어진 내용이나 의미까지도 찾아내려는 철저한 작가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다”며 “자연적인 아름다움이라는 미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피사체의 역사적 문화적인 가치와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당대 삶의 의미 파악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 출신 박 작가는 전남대 경영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포토다큐21 대표로 있다. 사진집 ‘영산강’을 펴냈으며 사진전 ‘무등에서 영산으로’, ‘화순8경’, ‘화순 누정’을 열었다.

/박성천 기자 sk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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