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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보내면 평화가 온다- 박진우 5·18기념재단 사무처장
2024년 06월 13일(목) 22:00
6월 15일은 분단 이후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역사적이자 중요한 선언인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날이다. 2000년 6월 15일 남북을 대표한 두 정상은 통일 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선언하고 남북의 통일 방안에 공통성이 있음을 인정하며 경제협력을 비롯한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킨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벌써 24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두 정상이 만나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맞잡고 악수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정상회담 이후 수차례의 장관급 회담이 열렸고 이산가족 상봉도 대규모로 성사되었다. 또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남북교류가 크게 확대되었다. 이러한 양상으로 남북 간의 평화가 정착되고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보였다.

특히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는 2006년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 4일간 ‘6·15공동선언 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이 열렸다. 당시 축전의 큰 기조는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6·15공동선언 실현하고, 자주·평화·민족대단결 이룩하자 였다. 6월 14일 오전 광주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 60여명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으며 비가 오는 와중에도 광주월드컵경기장에 많은 환영 인파가 모여 개막식 및 남북해외합동예술공연에 함께 했다. 이후 각종 축하공연, 학술회의, 상봉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한 기자는 이것을 ‘통일월드컵’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트인 한반도의 평화 물꼬는 2007년 10·4남북공동선언과 2018년 4·27판문점 선언 등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2020년대에는 남북관계발전법까지 제정되었다. 이후 경기도 고양, 파주, 김포, 광명, 포천, 강원도 춘천, 고성, 경상남도 거제, 광주 남구 등 전국 9개 지자체에 남북교류협력 전담부서도 개설됐다. 2024년 현재는 경기도 광명과 광주 남구 지자체 2곳만 남아있다.

하지만 2024년 현실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남북의 장벽이 너무나 높기만 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남과 북의 ‘풍선전쟁’은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것이 웃음거리로 치부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쟁의 위협으로 치닫는 것 같아 우려스러울 뿐이다.

지난 12일 광주YMCA 무진관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와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이하 단체)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는 6·15공동선언은 남과 북 두 정상이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만난 역사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단체는 “남북은 적대정책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하며 “국민이 주인이 돼 평화를 지키며 후손에게 평화로운 한반도를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아이도 아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이 있듯, 남과 북이 서로를 비방하고 적대시하는 대북전단, 오물풍선, 확성기 등을 당장 멈춰야 한다. 더 이상의 대결과 위협 행동은 남과 북 모두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74년 전 전쟁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여야를 떠나 국민의 대표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정치인 누구라도 이 불안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평화를 보내면 평화가 온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를 명심하길 바란다.

‘평화를 원해 그 어느 곳이든/ 다시는 전쟁 없길 바래/ 전쟁은 이제 그만 눈물도 이제 그만/ 아이의 눈망울 보면서 어찌 전쟁을 말할 수 있나/ 평화를 원해’(노래 ‘평화를 원해’ 가사 중).

6·15남북공동선언 24주년을 앞두고 이 노래 가사처럼 남과 북이 전쟁이 아닌 함께 평화를 보내 평화를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