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폭염 기습…‘더위와의 전쟁’ 시작됐다
예년보다 일주일 빨리 온 무더위…담양·곡성 올 첫 폭염주의보
30도 웃도는 날씨 지속…온열 질환·고수온 어업 피해 방지 비상
30도 웃도는 날씨 지속…온열 질환·고수온 어업 피해 방지 비상
![]() 담양과 곡성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1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광장에 설치된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mjna@ |
여름철 더위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폭염이 평년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온열질환자가 전년보다 증가하는 등 노약자 건강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이른 폭염에 따라 해수면 온도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전남지역 어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전남지역 폭염주의보 발령일이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11일 올 여름 최초로 전남지역에서는 담양과 곡성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폭염주의보 발효는 지난해보다 6일 빨랐다.
광주·전남 첫 폭염주의보 발령일이 지난해에는 6월 17일이었지만, 2022년 6월 19일, 2021년 6월 30일로 매년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날 곡성(석곡)지역 하루 최고 기온은 33.4도, 담양(봉산) 하루 최고기온은 33도를 기록했다. 이날 광주와 순천도 각각 낮 기온이 32.3도, 30.8도까지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였다.
빨라지는 더위로 인한 지역 온열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9일까지 광주에서 1명, 전남에서 7명 총 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지난해 동기간(2명) 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철 온열질환자가 289명에 달하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클 것(80%)으로 예측했다. 봄철에 상승한 열대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지속될 경우 대류 활동이 활발해져 우리나라에 따뜻한 남풍류 유입이 강화돼, 평년보다 여름철 기온이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엘니뇨가 중립 상태로 접어들긴 하지만 바닷물의 온도가 식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 여름까지는 수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해수면 온도의 상승폭도 커지면서 전남지역 어민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2일 ‘2024년 여름철 수온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고수온 예비주의보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가량 빠른 6월 하순 발령될 것”이라며 “특히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수온으로 고수온 특보가 한 달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5월 하순(5월 18~31일)에 이미 남해 연안의 수온이 18.5도로 평년보다 1도 가량 높고 전년보다도 0.5 가량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해파리가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7일 전남 해역에서 보름달물해파리가 100㎡당 평균 16마리(최대 70마리) 관찰됨에 따라 해파리주의보를 내렸다. 이는 역대 가장 빠른 시기 발령된 것으로 지난해 6월 8일, 2022년 6월 21일 발령에 비춰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이다. 보름달물해파리의 경우 100㎡당 5개체 이상 확인되면 해파리주의보가 내려진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해파리인 보름달물해파리는 독성은 약하지만 대량 발생 시 어업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수온에 민감한 양식장 특성상 양식어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이미 고수온으로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 더위가 빨라지면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남에선 고수온 탓에 7월부터 9월까지 여수·완도·진도 153개 어가에서 11개 양식어종 645만여 마리가 집단폐사했다.
어민들은 아직까지는 폐사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리 먹이를 적게 주는 등 고수온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김광근 완도군 전복협회 회장은 “지난해 높은 수온 탓에 전복이 떼로 폐사하면서 10t생산하던 사람들이 5t밖에 생산 못하는 등 피해가 컸다”며 “또 어민들은 수온이 평년보다 빨리 오르면 전복의 폐사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복이 다 크기 전에 출하해야 하는 만큼 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양수산부는 어업인들이 고수온 피해 예방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고수온 예비특보 발표 기준을 기존 수온 28도에서 25도로 낮춘다. 또 보험금 수령액이 재난지원금보다 적은 경우 차액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한편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낮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광주·전남 낮최고기온은 27~33도까지 오르겠고, 13일은 아침 최저기온은 16~21도, 낮 최고기온은 28~34도로 분포할 것으로 예보됐다. 12일 구례와 곡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5㎜ 내외의 소나기가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낮 기온이 떨어지겠으나, 소나기가 그치면 습도가 높아져 기온이 빠르게 올라 무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구례, 순천, 화순 등 동부내륙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가 추가로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물을 충분히 마시고 영유아·노약자·만성질환자 등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광주·전남지역 폭염주의보 발령일이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광주·전남 첫 폭염주의보 발령일이 지난해에는 6월 17일이었지만, 2022년 6월 19일, 2021년 6월 30일로 매년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날 곡성(석곡)지역 하루 최고 기온은 33.4도, 담양(봉산) 하루 최고기온은 33도를 기록했다. 이날 광주와 순천도 각각 낮 기온이 32.3도, 30.8도까지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였다.
빨라지는 더위로 인한 지역 온열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9일까지 광주에서 1명, 전남에서 7명 총 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지난해 동기간(2명) 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클 것(80%)으로 예측했다. 봄철에 상승한 열대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지속될 경우 대류 활동이 활발해져 우리나라에 따뜻한 남풍류 유입이 강화돼, 평년보다 여름철 기온이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엘니뇨가 중립 상태로 접어들긴 하지만 바닷물의 온도가 식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 여름까지는 수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해수면 온도의 상승폭도 커지면서 전남지역 어민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2일 ‘2024년 여름철 수온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고수온 예비주의보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가량 빠른 6월 하순 발령될 것”이라며 “특히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수온으로 고수온 특보가 한 달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5월 하순(5월 18~31일)에 이미 남해 연안의 수온이 18.5도로 평년보다 1도 가량 높고 전년보다도 0.5 가량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해파리가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7일 전남 해역에서 보름달물해파리가 100㎡당 평균 16마리(최대 70마리) 관찰됨에 따라 해파리주의보를 내렸다. 이는 역대 가장 빠른 시기 발령된 것으로 지난해 6월 8일, 2022년 6월 21일 발령에 비춰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이다. 보름달물해파리의 경우 100㎡당 5개체 이상 확인되면 해파리주의보가 내려진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해파리인 보름달물해파리는 독성은 약하지만 대량 발생 시 어업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수온에 민감한 양식장 특성상 양식어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이미 고수온으로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 더위가 빨라지면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남에선 고수온 탓에 7월부터 9월까지 여수·완도·진도 153개 어가에서 11개 양식어종 645만여 마리가 집단폐사했다.
어민들은 아직까지는 폐사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리 먹이를 적게 주는 등 고수온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김광근 완도군 전복협회 회장은 “지난해 높은 수온 탓에 전복이 떼로 폐사하면서 10t생산하던 사람들이 5t밖에 생산 못하는 등 피해가 컸다”며 “또 어민들은 수온이 평년보다 빨리 오르면 전복의 폐사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복이 다 크기 전에 출하해야 하는 만큼 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양수산부는 어업인들이 고수온 피해 예방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고수온 예비특보 발표 기준을 기존 수온 28도에서 25도로 낮춘다. 또 보험금 수령액이 재난지원금보다 적은 경우 차액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한편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낮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광주·전남 낮최고기온은 27~33도까지 오르겠고, 13일은 아침 최저기온은 16~21도, 낮 최고기온은 28~34도로 분포할 것으로 예보됐다. 12일 구례와 곡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5㎜ 내외의 소나기가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낮 기온이 떨어지겠으나, 소나기가 그치면 습도가 높아져 기온이 빠르게 올라 무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구례, 순천, 화순 등 동부내륙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가 추가로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물을 충분히 마시고 영유아·노약자·만성질환자 등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