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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 찾은 광주 동구 구시청 사거리 “코로나 때보다 장사 안돼…이대론 올해 버티기도 빠듯”
거리 인적 없어 썰렁…한집 건너 ‘임대문의’ 현수막·문 닫은 점포
권리금 사라지고 임대료 반토막…불야성 젊음의 거리 쇠락의 길
2024년 06월 09일(일) 19:40
지난 7일 오후 8시께 광주시 동구 광산동 구시청 메인사거리에 위치한 한 상가의 1층을 제외한 모든 층이 공실로 비어있다.
“요즘 구시청에서 장사하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때 ‘황금라인’으로 불리던 구시청 사거리조차 사람 찾아보기가 어렵네요….”

지난 7일 오후 8시께 찾은 광주시 동구 구시청 사거리 일대(광주시 동구 불로동·광산동). 금요일 밤을 맞았지만 ‘불금’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이 일대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충장로 1가에서 구시청 방향으로 도로 하나를 건너는 순간 마주한 골목은, 공실 사이로 영업중인 몇몇 점포를 제외하면 과거 ‘젊음의 거리’라고 불렸던 것과는 달리 활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건물 쇼윈도에는 ‘임대문의’와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현수막이 나붙어있었고, 출입 자체를 막아둔 건물도 많았다.

구시청을 대표하는 광주폴리 조형물인 황금색 ‘열린공간’을 중심에 둔 사거리 조차 금요일 저녁임에도 행인 10여명 외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5~6년 전 만해도 주말 밤이면 인파에 떠밀려 제대로 걷기조차 어려웠던 곳이지만, 노른자 땅이라는 사거리 점포들도 편의점과 주점 한 곳을 제외하면 비어있거나 영업을 중단 중이었다.

1층 점포가 비어있으니 2층 이상의 점포가 영업 중일리 만무. 한 건물의 경우 1층에 영업 중인 주점을 제외하면 2~5층, 지하까지 모두 비어있었다.

그나마 문을 연 점포라고 해도 손님이 단 한 명도 없거나, 비어있는 의자가 더 많은 상황이었다. 새벽녘 시민들이 자주 찾았던 해장국집도 영업을 종료 한지 오래됐다는 게 주변 상인의 얘기다.

구시청 사거리 일대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솔직히 올해 들어 코로나 때보다도 수입이 줄었다. 이대로라면 올해를 버티기도 빠듯한 실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구시청 사거리는 과거 90년대까지 충장로와 함께 유일한 광주 상권으로 불렸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클럽문화의 확산으로 ‘팬픽’, ‘거품’, ‘지직스’ 등을 찾는 20~30대가 주를 이루면서 불야성을 이뤘다.

그러나 상무지구와 수완지구, 첨단, 동명동 등 광주시내 곳곳으로 상권이 확장되면서, 주요 방문층인 20~30대의 수요가 분산됐다.

한 때 광주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자랑했던 구시청은 현재 임대료가 과거에 견줘 절반 이하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열린공간 사거리에 위치한 점포 대다수도 권리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호림(41) 광주연합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구시청 사거리 일대 상가는 지난해 중순까지도 코로나19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으로 평수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많게는 1억까지도 권리금을 내고라도 들어가려는 수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무권리금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든 나가거나 가까운 동명동 쪽으로 옮기려는 자영업자들만 남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구시청 상권 자체가 죽어버려, 최근에는 개업 위치를 알아보는 고객분들 중, 구시청 상권을 알아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지자체가 ‘아시아음식문화거리’를 지정했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점이 위치하던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것만 보더라도 구시청의 쇠락을 알 수 있다.

지난 2023년 열린공간에서 불과 50여 m 떨어진 곳에는 주점건물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363세대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기도 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구시청 상권은 현재 10개 상가 중 6개 이상은 공실인 상황인 데다, 클럽, 나이트 등 유흥시설 등 즐길거리도 사라진 만큼 젊은 세대가 굳이 방문할 이유가 없는 회생불가 상황에 이르렀다”며 “구시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업종의 상인 지원책을 펴도 모자랄 판국에 상권 인근에 오피스텔을 짓거나 충장로와 구시청을 잇는 등 상권 허리를 끊어버리는 정책 방향성도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글·사진=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