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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 아버지의 한 풀어준 아들
日 가와사키중공업 상대 일부 승소
광주지법, 1538만원 배상 판결
2024년 05월 22일(수) 20:05
일제와 전범기업에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린 아버지를 둔 60대 아들이 ‘강제노역의 한을 풀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킬수 있게 됐다.

광주지법 민사3단독(부장판사 박상수)은 22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김상기(1927∼2015)씨의 아들 승익(66)씨가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가와사키측에 승익씨에게 1538만여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하고, 나머지 유족 7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가와사키 중공업을 상대로 한 강제노역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은 광주·전남에서 처음 제기됐고, 승소도 첫 사례다.

승익씨는 지난 2020년 1월 14일 다른 형제 자매들 7명의 상속위임을 받고 가와사키 중공업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아버지인 김씨가 1945년 2월부터 8월까지 일본 효고현 가와사키 차량주식회사로 끌려가 기관차와 무기 등을 만드는 일에 동원됐지만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와사키 측은 “가와사키가 강제동원 했다는 증거와 김씨가 가와사키 중공업 사업장에서 근무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한일 청구권 협정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주장도 펼쳤지만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소멸시효를 강제동원 피해의 보상 가능성이 확인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점으로 보고 소송제기 이후 상속자들의 손해배상채권의 양도서가 작성됐다는 점을 근거로 다른 상속인 7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자필로 남긴 경위서, 수기 문서 등과 당시 일제와 전범기업이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조직적으로 인력을 동원한 정황 등을 보면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