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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愛)·취(取)·유(有)를 잘하라 - 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2024년 05월 10일(금) 00:00
우리는 애(愛)·취(取)·유(有)를 잘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그 사람이 참으로 무엇을 사랑했고 그 사람이 참으로 무엇을 원했는지 잘 생각해 봐야한다. 이 세상에 형상 있는 것은 꼭 무너지기 마련이다. 정녕 원해야 할 것은 불법이고 부처님을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이 참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부처님의 얼굴이다. 얼마나 연마하셨으면 저렇게 환히 아는 얼굴을 하고 계시는지, 또 얼마나 중생을 사랑하시면 저런 고요하고 자비스러운 미소와 얼굴을 가질 수 있는지, 그렇다면 부처님의 얼굴을 가지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첫째는 애이다. 우리 일생에서 가장 사랑하고 가장 가깝게 생각해야 할 분은 부처님이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면 그것 자체가 선의 근본을 만드는 일이다. 불가에서는 부처님을 믿는 것이 선(善)의 제일 근본이라고 말한다. 부처님을 믿으면 부처님 하시는 일을 따라 행하게 되니까 그 가운데 선이 나오게 되고, 또 부처님이 선을 행하니까 결국은 부처님을 믿는 것이 선의 근원이 된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부처님을 옹호하는 불제자와 천인 아수라가 많이 계시고 부처님을 진정으로 사모하는 사람에게는 늘 부처님이 함께 계시는 것 같다.

둘째는 취이다. 사랑하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가 부처님을 사모하여 가까이 모시고 무슨 일이든 정당한 마음으로 순수에 맞게 취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도(道)이다. 세상을 살펴보면 인지상정으로 누구나 그 좋아하는 것을 가져오려고 한다. 어느 날 그림을 보다가 너무 좋아서 그냥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 혼자 웃는 일이 있었다. 살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가지고 싶은데 취할 때 바르게 취해야 내 것이 되고 오래간다. 인과를 배우고 익혀서 순리자연하게 좋아하는 것을 취해야 한다.

셋째는 유이다. 무엇을 취해서 가져오면 그것을 보존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무엇이든 쌓아놓으면 낮아지려고 하듯이 모여진 것은 반드시 흩어지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내가 돈을 모았을 수도 있고 이윤을 모았을 수도 있다. 누구나 이렇게 모아놓고 소유한 것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유한 것을 오래 머물게 하려면 계속 정성을 들여야 한다. 이 취한 것을 안 뺏기려고 애를 쓰면 그것으로 인해서 괴로움이 생긴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해야 소중하게 오래 보존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가 소유한 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이 영혼을 소유한 이 몸이다. 이 몸을 잘 살펴보면 아픈 곳이 나으면 또 다른 곳이 아프고 그곳이 나으면 또 다른 곳이 아프기를 반복한다.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건강한 몸을 오래 보존하고 소유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범부 중생이 이 몸이 죽을 때쯤 되면 제 몸에 대해 제일 애착이 많다. 우리가 한생을 살면서 진정으로 도를 사랑하고 부처님을 사랑하는 것인지, 또 취할 때에 정당하게 잘 취하는지, 소유한 것을 법 있게 잘 관리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것은 결국 전부 무로 돌아간다고 했다. 허공같이 빈 것에서 시작되었으니 다시 그 빈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 빈 마음을 잘 생각해서 단련해야 참 도를 아는 사람이다. 우리가 그 마음을 잘 챙기면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다. 처음마음을 귀하게 여기고 그 처음마음이 나오기 이전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전초심(前初心)이라고 하는데,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잘 다녀올 수 있다.

사람이 죽을 때는 참말을 하고 간다고 해서 ‘말보’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내가 잘못했네’라고 참회하고 가지만, 수도인은 말보가 나오기 이전의 빈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갈 때는 ‘잘했다 잘못했다, 이만저만해서 그렇게 되었다’라고 할지언정 죽을 때는 말 없는 그 마음에서 본령이 드러나는 것이다. 부디 전초심을 잘 챙겨서 시종이 없는 텅 빈 마음으로, 부처님의 마음으로 거듭나고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