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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재심 앞둔 진도저수지 살해사건 남편 복역중 숨져
2024년 04월 05일(금) 14:00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남편이 20년 만에 열리는 재심을 앞두고 숨졌다.

5일 광주고검 등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형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진 지난 2일 오후 일명 ‘진도 저수지 살해사건’에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중이던 A(66)씨가 숨졌다.

A씨는 지난 2003년 9월 9일 화물차 조수석에 아내 B(당시 45세)씨를 태운 채 해남에서 진도방향으로 가던 중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에 빠졌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빠져 나왔으나 아내는 숨졌다.

경찰은 애초 A씨를 살해 용의자로 봤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이첩했다.

검찰은 A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인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아내에게 수면제 2정을 감기약으로 속여 먹인 뒤 차를 저수지에 빠뜨리고 B씨를 차량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숨지게 했다고 봤다.

법원도 A씨와 B씨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부부를 공동 수익자로 하는 보험액이 9억원에 달하는 점을 살인 증거로 판단했다. 차량 조수석 햇빛가리개 고정대를 조이는 볼트를 미리 빼 둔 점과 B씨의 부검 결과도 인용됐다. 결국, A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무죄를 주장하며 19년째 복역 중이던 A씨는 최근 대법원의 재심개시 결정에 따라 다시 재판을 받게됐다.

군산교도소에서 복역중이었던 A씨는 재심 재판을 위해 3월 말 해남교도소로 이송했고 이 과정에서 진행된 건강검진 결과 이상소견이 발견됐다.

전남대병원에서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A씨는 항암치료 2일 만에 결국 숨졌다.

A씨가 숨진 당일 오전 대법원에서 A씨에 대한 형집행정지 결정이 나왔지만, A씨는 결국 복역 중에 숨졌다.

하지만 A씨의 재심재판은 오는 17일 해남지원에서 계속 진행된다. 일반 재판의 경우 피고인이 숨지면 공고기각 결정이 되지만 재심의 경우 명예 회복 차원에서 궐석재판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재심전문 변호사이자 A씨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무죄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A씨를 향한 세상의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다”면서 “오는 17일 재판에 출석해 A씨의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