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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거래 알고도 계좌 명의 빌려주면 과실”
광주지법 “30% 과실 책임”
2024년 03월 05일(화) 20:30
비정상적인 거래인줄 알면서도 계좌명의를 빌려주면 30%의 과실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25부(부장판사 박민우)는 메신저 피싱 피해자 A씨가 명의 대여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에게 30%의 과실책임이 있다고 보고 21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께 자기 딸로 속인 메신저 피싱범의 문자를 받고 B씨의 계좌로 700만원을 이체했다. 당시 신용 불량자였던 B씨는 모 저축은행 상담사로 위장한 메신저 피싱범에게 속아 명의대여자가 됐다.

B씨는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고 다른사람이 대신 상환을 반복하면 신용도가 높아져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는 메신저 피싱범의 안내에 따라 카드론으로 300여만원을 대출받고 가상계좌를 만들어 메신저 피싱범이 지정한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하는 일을 계속 반복했다는 것이다.

A씨는 속았다는 것을 알고 신고를 했지만 이미 송금한 700만원은 B씨의 계좌를 통해 메신저 피싱범의 계좌로 이체된 후였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A씨의 돈이 B씨에게 실질적으로 가지 않았다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사기범죄단과 함께 공동 불법행위를 했다며 손해배상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과실로 사기범행을 방조한 책임이 있고 A씨도 경솔하게 신분증을 제공한 점을 고려해 B씨의 책임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