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초대석]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대안, 건강한 섬과 갯벌에 있다” 섬 인문학자 김준
30년 어촌마을 찾아다닌 섬 박사
섬 인문학 ‘섬살이, 섬밥상’ 펴내
나를 변화 시킨 것은 갯벌·어민들
도시민 갯벌·바다 가치 공감해줘야
어촌 사람들 생업 계속하며 살아가
사라져가는 어촌문화와 섬살이
섬 인문학 ‘섬살이, 섬밥상’ 펴내
나를 변화 시킨 것은 갯벌·어민들
도시민 갯벌·바다 가치 공감해줘야
어촌 사람들 생업 계속하며 살아가
사라져가는 어촌문화와 섬살이
![]() ‘섬박사’ 김준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30여 년 동안 갯벌과 섬, 어촌을 찾아다녔다. 섬사람과 바다생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섬살이, 섬밥상’과 ‘바닷마을 인문학’, ‘섬문화 답사기’ 등으로 정리했다. |
“나를 변화시킨 것은 갯벌이고 어민들이었다. 칠게요 도요새였다. 그들은 나에게 스승이자 환경운동가, 경제학자, 철학자였다.”
김준(61)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30년 동안 갯벌과 섬, 어촌을 찾아 다닌 ‘섬박사’이자 해양 사회학자, 해양문화 연구자, 섬 인문학자이다. 슬로푸드의 바다먹거리 운동인 ‘슬로피시 운동’ 본부장을 맡고 있다. 최근 섬 인문학을 바다 맛으로 풀어보고자 한 ‘섬살이, 섬밥상’을 펴낸 김준 박사를 고흥군 동강면 ‘파도소리’에서 만나 지속가능한 어촌·어업에 대해 물었다.
◇125가지 ‘섬 밥상’으로 풀어보는 섬 인문학=“새만금의 어머니들은 평생 다른 곳을 기웃거리지 않고 백합 캐는 그레 하나로 자식을 키웠다. 바다를 잃은 갯벌에 하얀 소금이 올라오듯, 어머님들 머리에 백발이 내렸다. 백합만 사라진 것이 아니다. 활기넘치던 어촌도 사라졌다.”
김준 박사는 백합죽을 앞에 두고 새만금 갯벌을 긁어 백합을 캐던 어머니들 얼굴을 떠올린다. 그레 하나로 백합을 캐 자식을 키웠던 새만금 갯벌은 간척공사로 이제 사라지고 없다. ‘갯내음 찾아 떠나는 바다 맛 여행’이라는 부제를 붙인 새책 ‘섬살이, 섬밥상’에는 125가지의 바다음식이 실려 있다.
김 박사는 1월 중순, 고흥군 동강면 ‘파도소리’에서 독자 30여명을 초청해 ‘섬살이, 섬밥상’ 북 토크를 진행했다. 광주·전남 연구원을 정년 퇴직한 후 새롭게 마련한 둥지이다.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널리 알려진 이생진(95) 시인은 당호를 ‘파도소리’라고 이름 붙여 주었다. 한자로 풀면 ‘물결 파’(波), ‘섬 도’(島), ‘바 소’(所), ‘마을 리’(里)이다. 30여 년 동안 바다와 섬, 갯벌을 찾아 발품을 팔았던 그의 정체성이 당호에 오롯이 담겨있다. 퇴직 후 텃밭에 배추를 기르고, 목공예를 배우고, 막걸리를 빚을 수 있는 ‘겨를’을 얻었다.
▲새 책 ‘섬살이, 섬밥상’은 30년 발품의 결정체인 것 같습니다. 서문에서 단순히 어떤 지역의 바다음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섬 인문학’을 바다 맛으로 풀어보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음식 레시피 북이었으면 제가 안 써도 되죠. 바닷가나 섬 주민들이 건강하게 살려고 하면, 그 사람들이 생산해내는 수산물이나 농산물을 가치대로 사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람들이 그 자리에 계속 터를 잡고 살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사줄 수 있는 사람들은 도시민들입니다. 도시민들이 섬이나 바다, 갯벌의 가치에 대해 공감을 해줘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계속 생업을 하면서 살 수 있겠구나, 그리고 생업이 계속 이어져야 우리가 얘기하는 섬의 문화, 갯벌의 문화, 어촌마을의 문화가 순환됩니다. 그게 단절되면 이어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 매개체로 그 가치를 도시민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그걸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 책을 생각한 거죠.”
▲‘섬살이, 섬밥상’에 실린 125가지의 섬밥상이 다채롭습니다. 어떤 섬밥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제주 해녀들이 차려낸 밥상은 바다에서 건져오거나, 텃밭(우엉팟)에서 뜯어온 걸 갖고 그냥 조물 조물해가지고 내놓습니다. 시골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서 주는 것들이 패스트푸드는 아니잖아요. 조리가 간편하고 재료가 신선한 것, 이게 제일 맛있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흑산도에 딸린 대둔도에서 맛 본 조기간국이 ‘내가 맛본 바다 맛중에 가장 간결한 자연의 맛’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손암 정약전(1758~1816) 선생에게 물고기 얘기를 해준 ‘창대’(장덕순) 묘소를 찾아 나선 길이었어요. 한 주민이 우리 먹는 대로 먹자고 하면서 내놓은 게 조기간국이었습니다. ‘우리는 입맛 없을 때 간국이 있어야 밥이 넘어간다’고 해요. 조기 한 마리가 들어있는 맑은 국인데, 이보다 더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맛은 없었습니다.”
▲전국의 모든 섬 밥상이 ‘지속가능한 어업과 책임 있는 수산물 소비’를 슬로건으로 내건 ‘슬로 피시’(Slow Fish) 운동으로 귀결되는 듯합니다. 갯벌생물과 인간, 물새를 갯벌공동체를 주목했던 우리의 갯살림 운동이 ‘슬로피시 운동’이었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국제 슬로푸드한국협회’ 슬로피시운동 본부장을 맡아 어떤 활동을 해오고 계신가요?
-“현지 마을에 가서 주민들이 채취한 것을 먹기도 하고 구입도 하고 그래서 직거래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 있고요. 또 하나는 생산하는 분들을 모셔서 얘기를 듣고 만들어준 음식으로 나누는 게 있습니다. 10년 째 매년 5월 초순이면 신안에서 첫 토판염을 만들 때 소금 고사 지내고 천일염 여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원에 있으면서 활동하기가 녹록치 않았는데 앞으로 활발하게 해볼까 생각합니다.”
◇30여 년 동안 갯벌과 섬, 바다 다니며 연구=김준 박사는 섬과 바다를 떠돌며 섬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해양 사회학자이자 해양문화 연구자, 섬 인문학자이다. 지난 2000년 전남대 대학원에서 ‘어촌사회의 구조와 변동: 해조류 양식 지역을 중심으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골인 곡성 태생인 그가 섬에 처음 가 본 때는 20대 초반. ‘항일의 섬’으로 불리는 완도 소안도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김 박사는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에서 섬과 어촌 연구를 했으며, 2008년 광주·전남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갯벌과 섬, 어촌의 정책 발굴에 힘썼다. 정년 퇴직한 후 현재는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 교수로 ‘어촌공동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0여 년 동안 섬과 갯벌, 어촌, 바다를 답사해 조사하고 기록하는 발걸음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육지것들은 섬과 갯벌 사람들이 미개하다고 쉽게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나를 변화시킨 것은 갯벌이고 어민들이었다. 칠게요, 도요새였다. 그들은 나에게 스승이자 환경운동가, 경제학자, 철학자였다.”
그는 지난 2009년 펴낸 ‘김준의 갯벌 이야기’(이후 刊) ‘책머리에서’를 통해 갯벌을 메워 간척사업을 벌이는 ‘오만한 육지것들의 눈, 편견에 가득찬 시선’을 지적한다. 그리고 “갯벌에 기대사는 바다 사람들의 사유야말로 우리 시대의 대안으로 보였다”고 밝힌다. 그는 같은 책에서 ‘갯벌은 육지와 바다를 통시적으로 봐야 하는 까닭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섬을 걷고 주민을 만나고 그들 삶을 기록하는 것은 생태와 문화 속에서 얻어낸 지혜를 씨오쟁이에 담아두려는 것이다. 씨앗을 갈무리해두고 다음 해 씨를 뿌리는 새로운 농부를 기다리는 것이다.”
김준 박사는 그동안 많은 갯벌, 섬 관련 책을 써왔다. ‘섬문화 답사기’(전 5권)는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3권을 더 출간해 시리즈를 완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갯벌과 섬 관련 책들을 쓰려고 한다. 그는 지난 2019년 펴낸 ‘섬문화답사기’(진도·제주편) 서문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섬살이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보관하는 ‘씨오쟁이’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다. 빠르게 사라져가는 어촌문화와 섬살이는 누군가 기록하지 않는다면 금세 잊혀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30년에 걸친 김준 박사의 기록작업은 더욱 돋보인다.
김준 박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오래된 미래가 섬과 갯벌에 있다’라고 확신한다. 섬과 갯벌, 바닷마을에서 미래를 찾는 ‘섬 박사’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이 대표적입니다. 유네스코 생물다양성과 희귀생물의 서식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겁니다. 지금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미래세대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을 세계 시민들과 약속한 겁니다. 이제 우리는 바다, 갯벌, 섬, 해안 그리고 이곳에 의존하는 유·무형, 뭇생명의 존재를, 인간을 포함해서,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개발과 성장이라는 가치로 달려온 기성세대와 달리 미래세대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미력하나마 역할을 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잔=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김준(61)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30년 동안 갯벌과 섬, 어촌을 찾아 다닌 ‘섬박사’이자 해양 사회학자, 해양문화 연구자, 섬 인문학자이다. 슬로푸드의 바다먹거리 운동인 ‘슬로피시 운동’ 본부장을 맡고 있다. 최근 섬 인문학을 바다 맛으로 풀어보고자 한 ‘섬살이, 섬밥상’을 펴낸 김준 박사를 고흥군 동강면 ‘파도소리’에서 만나 지속가능한 어촌·어업에 대해 물었다.
김준 박사는 백합죽을 앞에 두고 새만금 갯벌을 긁어 백합을 캐던 어머니들 얼굴을 떠올린다. 그레 하나로 백합을 캐 자식을 키웠던 새만금 갯벌은 간척공사로 이제 사라지고 없다. ‘갯내음 찾아 떠나는 바다 맛 여행’이라는 부제를 붙인 새책 ‘섬살이, 섬밥상’에는 125가지의 바다음식이 실려 있다.
![]() 김준 박사는 “바다생물은 음식이 되고, 음식은 수백 년 동안 손끝과 혀끝으로 전해오며 문화가 되었다”고 말한다. 오키나와·필리핀까지 표류했다 3년 2개월만에 귀향한 홍어장수 문순득이 태어난 신안 우이도 돈목마을 섬밥상. |
-“음식 레시피 북이었으면 제가 안 써도 되죠. 바닷가나 섬 주민들이 건강하게 살려고 하면, 그 사람들이 생산해내는 수산물이나 농산물을 가치대로 사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람들이 그 자리에 계속 터를 잡고 살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사줄 수 있는 사람들은 도시민들입니다. 도시민들이 섬이나 바다, 갯벌의 가치에 대해 공감을 해줘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계속 생업을 하면서 살 수 있겠구나, 그리고 생업이 계속 이어져야 우리가 얘기하는 섬의 문화, 갯벌의 문화, 어촌마을의 문화가 순환됩니다. 그게 단절되면 이어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 매개체로 그 가치를 도시민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그걸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 책을 생각한 거죠.”
▲‘섬살이, 섬밥상’에 실린 125가지의 섬밥상이 다채롭습니다. 어떤 섬밥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제주 해녀들이 차려낸 밥상은 바다에서 건져오거나, 텃밭(우엉팟)에서 뜯어온 걸 갖고 그냥 조물 조물해가지고 내놓습니다. 시골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서 주는 것들이 패스트푸드는 아니잖아요. 조리가 간편하고 재료가 신선한 것, 이게 제일 맛있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흑산도에 딸린 대둔도에서 맛 본 조기간국이 ‘내가 맛본 바다 맛중에 가장 간결한 자연의 맛’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손암 정약전(1758~1816) 선생에게 물고기 얘기를 해준 ‘창대’(장덕순) 묘소를 찾아 나선 길이었어요. 한 주민이 우리 먹는 대로 먹자고 하면서 내놓은 게 조기간국이었습니다. ‘우리는 입맛 없을 때 간국이 있어야 밥이 넘어간다’고 해요. 조기 한 마리가 들어있는 맑은 국인데, 이보다 더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맛은 없었습니다.”
▲전국의 모든 섬 밥상이 ‘지속가능한 어업과 책임 있는 수산물 소비’를 슬로건으로 내건 ‘슬로 피시’(Slow Fish) 운동으로 귀결되는 듯합니다. 갯벌생물과 인간, 물새를 갯벌공동체를 주목했던 우리의 갯살림 운동이 ‘슬로피시 운동’이었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국제 슬로푸드한국협회’ 슬로피시운동 본부장을 맡아 어떤 활동을 해오고 계신가요?
-“현지 마을에 가서 주민들이 채취한 것을 먹기도 하고 구입도 하고 그래서 직거래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 있고요. 또 하나는 생산하는 분들을 모셔서 얘기를 듣고 만들어준 음식으로 나누는 게 있습니다. 10년 째 매년 5월 초순이면 신안에서 첫 토판염을 만들 때 소금 고사 지내고 천일염 여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원에 있으면서 활동하기가 녹록치 않았는데 앞으로 활발하게 해볼까 생각합니다.”
◇30여 년 동안 갯벌과 섬, 바다 다니며 연구=김준 박사는 섬과 바다를 떠돌며 섬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해양 사회학자이자 해양문화 연구자, 섬 인문학자이다. 지난 2000년 전남대 대학원에서 ‘어촌사회의 구조와 변동: 해조류 양식 지역을 중심으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골인 곡성 태생인 그가 섬에 처음 가 본 때는 20대 초반. ‘항일의 섬’으로 불리는 완도 소안도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김 박사는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에서 섬과 어촌 연구를 했으며, 2008년 광주·전남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갯벌과 섬, 어촌의 정책 발굴에 힘썼다. 정년 퇴직한 후 현재는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 교수로 ‘어촌공동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0여 년 동안 섬과 갯벌, 어촌, 바다를 답사해 조사하고 기록하는 발걸음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육지것들은 섬과 갯벌 사람들이 미개하다고 쉽게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나를 변화시킨 것은 갯벌이고 어민들이었다. 칠게요, 도요새였다. 그들은 나에게 스승이자 환경운동가, 경제학자, 철학자였다.”
![]() |
“섬을 걷고 주민을 만나고 그들 삶을 기록하는 것은 생태와 문화 속에서 얻어낸 지혜를 씨오쟁이에 담아두려는 것이다. 씨앗을 갈무리해두고 다음 해 씨를 뿌리는 새로운 농부를 기다리는 것이다.”
김준 박사는 그동안 많은 갯벌, 섬 관련 책을 써왔다. ‘섬문화 답사기’(전 5권)는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3권을 더 출간해 시리즈를 완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갯벌과 섬 관련 책들을 쓰려고 한다. 그는 지난 2019년 펴낸 ‘섬문화답사기’(진도·제주편) 서문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섬살이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보관하는 ‘씨오쟁이’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다. 빠르게 사라져가는 어촌문화와 섬살이는 누군가 기록하지 않는다면 금세 잊혀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30년에 걸친 김준 박사의 기록작업은 더욱 돋보인다.
김준 박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오래된 미래가 섬과 갯벌에 있다’라고 확신한다. 섬과 갯벌, 바닷마을에서 미래를 찾는 ‘섬 박사’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이 대표적입니다. 유네스코 생물다양성과 희귀생물의 서식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겁니다. 지금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미래세대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을 세계 시민들과 약속한 겁니다. 이제 우리는 바다, 갯벌, 섬, 해안 그리고 이곳에 의존하는 유·무형, 뭇생명의 존재를, 인간을 포함해서,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개발과 성장이라는 가치로 달려온 기성세대와 달리 미래세대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미력하나마 역할을 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잔=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