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리더십 보인 ‘DJ의 참모습’ 만났으면”
정진백 김대중추모사업회 회장 ‘김대중의 말’ 펴내
50여 년간의 DJ 연설·법정진술·옥중서신·저서 등 담아내
다큐 ‘길 위에…’ 제작 참여…18일 전일빌딩 245 북콘서트
50여 년간의 DJ 연설·법정진술·옥중서신·저서 등 담아내
다큐 ‘길 위에…’ 제작 참여…18일 전일빌딩 245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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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4월 고등학생 정진백은 광주무등경기장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을 처음 듣고 전율을 느꼈다. 중학생 때부터 신문을 스크랩하고, 형이 보던 ‘사상계’ 등을 섭렵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조금씩 키워가던 그에게 김 대통령의 ‘말’은 가슴에 깊이 박혔고, 이후 그의 삶 속에서 김 전대통령은 큰 산으로 자리잡았다.
김 대통령 탄신 100주년을 맞은 올해 정진백(70) 김대중추모사업회 회장이 DJ의 50여 년간의 연설, 법정진술, 옥중서신, 저서 등에서 가려뽑은 글을 묶어 ‘김대중의 말’(태학사·사진)을 펴냈다. 한창 상영중인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 제작에도 참여한 정회장은 ‘김대중 대화록’, ‘김대중 연대기’ 등을 출간하고 ‘김대중 대통령 어록 및 역사화 전시’를 여는 등 오랫동안 추모사업을 전개해 왔다.
모든 작업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DJ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감춰진 진실을 더 드러내 보여 ‘온전한 김대중’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진행한 것들이다.
책에는 1953년의 잡지 기고문 ‘일본이 진실로 친선을 원한다면 과거부터 사과하라’는 글부터 2009년 “우리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역사에 영원히 살리도록 노력하자”고 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추천사까지 모두 474개의 글이 실렸다.
“수많은 글을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선별했습니다. 우선적으로 DJ의 사상을 보여줄 수 있는 글들을 골랐고, 민중을 역사 발전의 주체 세력으로 본 그의 역사관을 조명하려 했습니다. 또 영혼을 맑게 해주고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는 울림이 있는 문장들을 골랐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다시는 이러한 정치 보복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 최후 진술에서 보듯 그는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이야기했죠.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먼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현재 우리 시대와 교감할 수 있는 말들이죠.”
정 회장은 1991년 당시 자신이 발행하던 ‘사회평론’ 인터뷰 당시 DJ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6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꼭 강의안을 준비해온 대학교수처럼 답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경탄스러웠어요. 하나의 높고 큰 산이 아니라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세계관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거대한 산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길 위에 김대중’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구상했다.
“책은 전 세계인, 전 연령층이 함께 하는 데 한계가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DJ의 참모습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죠. 다섯번의 죽을 고비 등을 다루는 다큐가 극영화보다 훨씬 감동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희호 여사를 만났을 때 중앙정보부가 촬영한 미공개 영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번 영화에 사용할 수 있었죠. 영광의 시기 뿐 아니라 불굴의 의지를 갖고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용기의 시간들이 담겨 있어 그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사진 에세이 형태의 책자와 두 권으로 구성한 연대기 책자를 펴낼 예정이다.
“쉬지 않고 대통령 관련 일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분에 대한 존경심과 외경심이 컸던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납치사건 등을 보면서 분노와 울분도 컸죠. 왜 이분은 이런 역경을 견뎌야 하는지, 한 인간에 대한 연민도 있었던 것같습니다.”
한편 출판 북콘서트는 18일 오후 4시 30분 전일빌딩 245에서 열린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모든 작업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DJ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감춰진 진실을 더 드러내 보여 ‘온전한 김대중’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진행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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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글을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선별했습니다. 우선적으로 DJ의 사상을 보여줄 수 있는 글들을 골랐고, 민중을 역사 발전의 주체 세력으로 본 그의 역사관을 조명하려 했습니다. 또 영혼을 맑게 해주고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는 울림이 있는 문장들을 골랐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다시는 이러한 정치 보복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 최후 진술에서 보듯 그는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이야기했죠.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먼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현재 우리 시대와 교감할 수 있는 말들이죠.”
정 회장은 1991년 당시 자신이 발행하던 ‘사회평론’ 인터뷰 당시 DJ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6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꼭 강의안을 준비해온 대학교수처럼 답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경탄스러웠어요. 하나의 높고 큰 산이 아니라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세계관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거대한 산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길 위에 김대중’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구상했다.
“책은 전 세계인, 전 연령층이 함께 하는 데 한계가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DJ의 참모습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죠. 다섯번의 죽을 고비 등을 다루는 다큐가 극영화보다 훨씬 감동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희호 여사를 만났을 때 중앙정보부가 촬영한 미공개 영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번 영화에 사용할 수 있었죠. 영광의 시기 뿐 아니라 불굴의 의지를 갖고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용기의 시간들이 담겨 있어 그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사진 에세이 형태의 책자와 두 권으로 구성한 연대기 책자를 펴낼 예정이다.
“쉬지 않고 대통령 관련 일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분에 대한 존경심과 외경심이 컸던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납치사건 등을 보면서 분노와 울분도 컸죠. 왜 이분은 이런 역경을 견뎌야 하는지, 한 인간에 대한 연민도 있었던 것같습니다.”
한편 출판 북콘서트는 18일 오후 4시 30분 전일빌딩 245에서 열린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