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실·실라스퐁·조은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레지던시 결과 발표전 12월 6일까지
![]() 조은솔 작 ‘우리는 갈리진 틈으로 쏟아져 나왔다’ |
남구 양림동은 구한말 선교사들이 정착해 광주 근대화를 일군 지역이다. 당시 선교사들의 의료와 선교, 교육에 대한 헌신은 오늘날에까지 선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호랑가시나무 창작소는 선교사들이 조성한 언더우드 사택을 개조한 공간이다.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과 시민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활용돼 왔으며 매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의 레지던시 결과 발표 단체전이 오는 12월 6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입주한 작가는 모두 3명. 서영실, 실라스퐁, 조은솔 작가는 삶의 배경이나 예술 세계는 다르지만 저마다 이색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먼저 서영실 작가는 도시 변화와 맞물린 사람들과 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언제나 현재’를 주제로 사라져가는 물성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작가는 창작실 입주 후 주변 공사장 소리를 채집해 시각화했다. 켜켜이 물감을 쌓아올린 뒤 조각도로 깎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감을 평판으로 제작한 것.
작품 ‘언제나 현재’는 환상적이면서도 동화적이다. 부산물이 발현하는 이미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분위기를 환기한다.
서 작가는 “태초에 모든 것이 흙에서 생산돼 소멸하듯 흙으로 쌓아 올려진 제단 위에 노동의 부산물들이 생성되고 소멸해가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과연 우리에게 온전한 삶은 무엇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홍콩 출신의 실라스퐁은 이번 단체전에서 퍼포먼스 작품 ‘빵소리’(Bread Whispers)를 선보인다. 그는 빵을 굽는 퍼포먼스를 매개로 음식을 나눔으로써 맛볼 수 있는 따뜻한,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식 나눔이 친구, 예술, 변화로 전이되는 다채로운 양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생명 공동체의 존재양식에 대해 고민하는 전시도 있다.
조은솔 작가는 ‘공유 서식지-입구멍’이라는 주제에서 ‘공동체 없는 공동체’를 상정하고 기존의 개념을 해체한 생명 공동체의 존재양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정불변한 공동체가 아닌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다. ‘우리는 갈라진 틈으로 쏟아져 나왔다’는 각기 다른 존재들의 모습을 초점화한다. 가시 없는 선인장 같기도 하고, 해저 생물 같기도 한 작품 속 개체들은 금방이라도 화면을 벗어나 현실 속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하다.
조 작가는 “자신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공동체를 특정한 형태로 고정시키는 방식과는 다르다”며 “끊임없는 성찰과 타자를 향한 열린 마음 그리고 인간이 유한한 존재가 아님을 인지할 때 새로운 틈으로 들어갈 준비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호랑가시나무 창작소는 선교사들이 조성한 언더우드 사택을 개조한 공간이다.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과 시민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활용돼 왔으며 매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입주한 작가는 모두 3명. 서영실, 실라스퐁, 조은솔 작가는 삶의 배경이나 예술 세계는 다르지만 저마다 이색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 서영실 작 ‘언제나 현재’ |
서 작가는 “태초에 모든 것이 흙에서 생산돼 소멸하듯 흙으로 쌓아 올려진 제단 위에 노동의 부산물들이 생성되고 소멸해가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과연 우리에게 온전한 삶은 무엇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홍콩 출신의 실라스퐁은 이번 단체전에서 퍼포먼스 작품 ‘빵소리’(Bread Whispers)를 선보인다. 그는 빵을 굽는 퍼포먼스를 매개로 음식을 나눔으로써 맛볼 수 있는 따뜻한,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식 나눔이 친구, 예술, 변화로 전이되는 다채로운 양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생명 공동체의 존재양식에 대해 고민하는 전시도 있다.
조은솔 작가는 ‘공유 서식지-입구멍’이라는 주제에서 ‘공동체 없는 공동체’를 상정하고 기존의 개념을 해체한 생명 공동체의 존재양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정불변한 공동체가 아닌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다. ‘우리는 갈라진 틈으로 쏟아져 나왔다’는 각기 다른 존재들의 모습을 초점화한다. 가시 없는 선인장 같기도 하고, 해저 생물 같기도 한 작품 속 개체들은 금방이라도 화면을 벗어나 현실 속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하다.
조 작가는 “자신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공동체를 특정한 형태로 고정시키는 방식과는 다르다”며 “끊임없는 성찰과 타자를 향한 열린 마음 그리고 인간이 유한한 존재가 아님을 인지할 때 새로운 틈으로 들어갈 준비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