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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향] 나눔은 문화와 세상을 바꾼다
기업·시민 함께 ‘문화동행’…예술을 키우는 메세나 단비
광주문화재단 ‘문화동행사업’
광주은행·광주신세계 등 적극 참여
한국문예위 ‘예술나무운동’ 캠페인
크라우드펀딩 등 문화예술사업 지원
2023년 05월 01일(월) 19:00
광주문화재단 1층에 자리한 ‘문화보둠 10000센터’. 광주 문화를 위해 매달 1만원씩 기부하는 시민참여형 문화메세나 ‘문화보둠 10000운동’ 기부자들을 위한 예우공간이다.
수도권 인구집중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역으로 지방은 소멸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때에 침체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고향사랑 기부제’는 큰 기대를 모은다. 기업들의 문화 나눔 메세나 운동은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광주문화재단과 지역기업들의 문화예술계 메세나 운동, 광주·전남의 ‘고향사랑 기부제’, ‘나눔의 씨앗’을 뿌린 하정웅 컬렉션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해 10월, 광주시 광산구의 한 물류창고에 대형 고래 조형물이 내걸렸다. 김상연 작가의 개인전 ‘검은 심장’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이었다. 검은 심장을 의미하는 듯 온통 검은색으로 표현된 대형 고래의 작품명은 ‘우주를 유영하는 고래(Whale floating in Space)’. 플라스틱, 어망, 철근 등 환경오염의 주범인 쓰레기를 주재료로 태양열 라이트, 영상 작업을 함께 품고 있는 대형 고래 설치작품이다.

전시장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광주문화재단의 문화메세나 사업인 ‘문화동행’ 기부금 매칭 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

오래전부터 환경 문제 등 사회와 연결된 작업들을 해오고 있는 김상연 작가는 물류센터내 휴식공간과 실내주차장, 정원, 물류창고 등 4곳의 전시공간에서 400여 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전시했다. 장소뿐만 아니라 막대한 제작비가 필요했던 전시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있었으니 ㈜엠에스엘(MSL) 김해명 회장과 광주문화재단의 후원이었다. 김 회장은 평소에도 광주문화재단과 디자인비엔날레 등 문화계 발전을 위해 기부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광주시 광산구의 한 물류창고에서 열렸던 김상연 작가의 ‘검은 심장’ 전시장. (주)엠에스엘 김해명 회장과 광주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김상연 작가와는 지난 202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 작가는 ‘고래를 살리는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Saving Whales is Saving Humans)’ 작품을 설치했다. 어미 고래와 새끼고래 3마리를 폐철골, 플라스틱 용기 등 폐자재와 RGB조명, LED 모듈 모니터 등으로 제작해 거대한 전시공간에 부유하는 것처럼 설치했다. 작품 특성상 적지 않은 제작비가 필요했는데 당시에도 김해명 회장의 지원으로 현실화 될 수 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2년 개인전 ‘검은 심장’에서도 김 회장은 장소 제공 뿐만 아니라 작품제작비를 지원하며 문화나눔을 이어갔다.

◇문화기관·기업들의 ‘문화동행’=‘메세나(Mecenat)’는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한국 기업인 메세나협회가 창립돼 220여 개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문화예술 활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초창기 공연·전시 스폰서 지원으로 시작됐던 메세나는 점차 기업들이 예술지원에 직접 참여하게 됐고 지금은 행정기관과 기업의 예술지원 매칭펀드가 활성화 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문화재단과 함께 시민-기업-예술인이 함께하는 광주형 문화메세나 ‘문화동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인 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한 시민의 기부금 대비 매칭금을 지원하는 ‘시민문화동행’, 후원기업을 발굴해 문화예술매칭 지원을 위한 ‘기업 문화동행’, 문화보둠 1만 운동으로 소액기부자를 발굴하는 ‘함께 문화동행’ 등 3대 문화동행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 문화동행’은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시민과 기업인들의 기부를 매개로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민간후원금과 매칭금을 1:1로 지원한다. 예술활동 10년을 기준으로 신진 예술인, 중견·전문 예술인으로 구분해 신진 예술인에게는 1인(단체)당 최소 20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까지, 중견(전문) 예술인에게는 30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 문화동행’은 기업의 기부를 통해 공공 문화예술 특성화 프로젝트를 함께 할 예술인 발굴에 초점을 뒀다. 기업후원금 1억원과 매칭금 1억원을 합산해 총 2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8~9월께는 ‘찾아가는 메세나 IR 데이’를 통해 후원자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함께 문화동행’은 일반 시민들이 부담없이 문화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월 1000원에서 1만원까지 자동이체를 통해 소액 정기 기부자가 될 수 있다.

광주문화재단 예술인보둠소통센터 선미영 예술복지팀장은 “2015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시민 문화보듬 10000운동은 1000원부터 1만원까지 소액이라도 문화예술에 도움이 되고자 모금하시는데 많게는 10만원까지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기업들 역시 메세나를 통해 ESG 경영을 생각하는 곳이 많아 예술인들의 후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은행은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최를 기념하는 ‘광주화루전’을 오는 7월 7일까지 광주은행 아트홀에서 진행한다. <광주은행 제공>
지역에서 문화메세나 사업을 펼치는 대표적인 곳이 향토기업이자 지역 대표 금융기관인 광주은행이다. 2015년부터 4년간 문화나눔 어린이 뮤지컬 공연의 무료 관람 행사를 펼쳐왔던 광주은행은 2017년부터는 한국화 진흥을 위해 ‘광주화루’ 문화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화루’는 조선 후기 추사 김정희의 제자들이 모여 그림으로 경쟁하던 화가그룹 ‘회루(繪壘)’에서 고안한 이름으로, ‘광주화루’는 그림으로 경쟁을 벌였던 선조 화가들의 정신을 계승해 한국화의 전통과 맥을 지키는 보루가 되어 문화적 유산을 일궈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시작됐다.

광주화루는 한국화 공모전을 개최하고 작가상을 시상하는데 지난 6년간 수상작가 28명, 입선작가 58명을 선발하고 작가들의 출품작품을 전시해왔다. 올해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최를 기념해 지난 4월 7일부터 7월 7일까지 광주은행 본점 아트홀에서 ‘광주화루展’을 열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1996년부터 광주·전남지역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광주신세계미술제’를 진행중이다. 역량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창작지원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지역미술문화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대상 수상자에게 1000만원, 신진작가상 수상자에 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광주신세계미술제를 거쳐간 많은 작가들이 지금도 창작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전남 대표 일간지인 광주일보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기념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청년작가전’을 개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광주에는 이외에도 문화메세나에 동참하는 기업이 많은데, 이들 기업과 예술인들의 만남의 다리 역할을 해주는 곳이 광주문화재단이다. 광주문화재단은 ‘광주형 문화메세나 문화동행’ 사업의 하나인 ‘기업과 예술의 만남(IR 데이)’ 첫 행사를 지난해 10월 개최했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지원을 넓히고 지역에 메세나 운동을 확산해 가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는 광주은행, 금호타이어, 기아자동차, 광주신세계백화점, 삼성전자 광주공장을 비롯해 영무토건, 고운연합의원, (주)동현, (주)에스지아이, 엠에스엘(주) 등 7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범국민 후원캠페인 ‘예술나무운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나무운동’ 후원 캠페인을 진행한다. 2012년 시작된 ‘예술나무운동’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 후원 브랜드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술나무 한 그루를 키움으로써 문화예술 후원을 확대하고 전 사회적으로 예술후원 문화를 활성화하자는 범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예술’을 ‘함께 키워야 할 나무’로 형상화 한 것이다.

예술나무 운동을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마중물 지원사업인 ‘크라우드펀딩 매칭 지원사업’ 등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사용돼 많은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코로나19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말 기준 기부금 170억원을 달성한 ‘예술나무운동’은 올해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모금운동을 활성화하고 후원활동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예술 유관기관과 예술계를 대상으로 예술가치 내재화를 통한 모금 활성화 캠페인 ‘우리 먼저’, 사회·문화계 오피니언 리더와 함께 범국민 대상으로 ‘우리 함께’ 페스티벌형 캠페인 등이다.

지난해는 동화작가인 전이수,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 공연예술 환경퍼포먼스 그룹 유상통(유쾌·상쾌·통쾌)프로젝트 등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3명의 예술가(단체)를 통해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세상을 바꾸는 예술’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해 ‘예술나무운동’을 알리기도 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