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챗GPT’ 협업 소설 나왔다…소설집 ‘매니페스토’ 전자책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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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챗GPT’ 협업 소설 나왔다…소설집 ‘매니페스토’ 전자책 발간
김달영 등 작가 7명과 공동 집필
7편의 단편·협업 후기 등 실려
다음달 3일 오프라인 출간
2023년 03월 27일(월) 19:55
챗GPT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챗GPT은 아름다운 작품을 창작해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챗GPT는 AI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받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검색해 완성된 문장 형태로 답변을 해준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높은 단계에까지 챗GPT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단 7일 만에 책 쓰기를 마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대개의 경우 책 출간은 짧으면 수개월 길면 1년 넘게 걸리는 게 일반적인데 말이다.

이번에는 소설가와 챗GPT이 함께 집필한 소설집이 출간돼 화제다.

챗GPT 관련 책들이 앞다퉈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람과 챗GPT이 협업을 통해 소설을 창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의 장르소설 브랜드 네오픽션은 작가 7명과 챗GPT가 함께 쓴 소설집 ‘매니페스토’(Manifesto)를 전자책으로 27일 발행했다. 오프라인 소설집은 내달 3일 출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소설쓰기나 시 짓기와 같은 창작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해왔다. 인간의 풍부한 감성과 섬세한 묘사, 얽히고설킨 플롯은 인간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해서만 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견해였다.

출판사 측은 “글은, 문학은 인간 작가만이 시도하고 성취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라고 선 그으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는 대답 대신, 한번 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가장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작, 그중에서도 소설을 AI와 함께 써보는 거다. 그리고 함께하는 과정을, 그 시행과 착오를 모두 담아보는 거다”라고 밝혔다.

인간 작가로는 모두 7명이 참여했다. 김달영을 비롯해 나플갱어, 신조하, 오소영, 윤여경, 전윤호, 채강D가 그들이다. 작가들의 면면도 다채롭다. SF소설가, 대학교수. 변호사, 기획자, 영화 담당 기자 등으로 대부분 오랫동안 창작과 연관된 일을 해왔다.

소설집에는 7편의 단편과 작가의 협업 후기 등이 더해져 있어 그 과정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이번 작품집은 출판사의 언급대로 “시도와 과정과 결과를 모두 담은, 성공과 실패의 조각이 모두 혼합된 새로운 형태의 소설집”인 셈이다.

각각의 소설은 ‘텅 빈 도시’(김달영), ‘희망 위에 지어진 것들’(나플갱어), ‘Manifesto’(신조하), ‘그리움과 꿈’(오소영), ‘감정의 온도’(윤여경), ‘오로라’(전윤호), ‘펜웨이 파크에서의 행운’(채강D)이다.

김달영의 ‘텅 빈 도시’는 황량한 공간 속에 거주하는 어느 소녀의 3차원 가상세계를 그리고있으며 채강D의 ‘펜웨이 파크의 행운’은 부상으로 위기에 처한 어느 야구 선수의 기적 같은 성공담을 담고 있다.

책에는 각각의 저자들이 챗GPT와 협업을 하면서 느낀 후기 등을 수록하고 있어 흥미롭다. 작가들은 소설의 전개과정을 묻거나 어떤 소재를 다룰지 의논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설의 제제가 될 자료를 조사하게 하고 문장을 취향에 맞게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챗GPT은 소재가 부적절하다며 거부를 하거나 작가가 요구한 내용과는 다른 이야기를 제공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유상근 메리스트대학 영문과 교수는 추천사에서 “로봇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로봇과 AI 프로그램이 물건을 만들거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지만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것이 인간을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최후의 보루라고 여겨왔다”며 “ChatGPT는 우리 모두의 가방에 쉬지 않고 일하는 500명의 작가, 화가, 변호사, 교수를 언제나 개인 비서로 데리고 다닐 수 있게 해준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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