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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김지원 작가
2023년 02월 01일(수) 21:00
창작활동을 ‘다중인격자의 도착적 소설 쓰기’라 말하는 이가 있다. 매우 이색적이면서도 ‘불온한’ 정의다.

사실 모든 소설가는 ‘다중인격자’라 할 수 있다. 많은 작품에 자신의 페르소나를 투영하거나, 은근슬쩍 작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신의 이야기를 딴 사람 이야기하듯 풀어내기 때문이다.

곡성 출신 김지원 작가(51)가 첫 번째 창작집 ‘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문학들)을 펴냈다.

작가에 따르면 18세에 첫 소설을 썼으니 33년 만에 창작집을 엮어낸 셈이다. 작가는 ‘다중인격자의 소설 쓰기’라 명했지만 정작 ‘평범한 사람’이라고 한다. “예측 가능한 재미없는 대답을 하고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준법 시민”이 바로 작가다.

그러나 이번 소설집에는 낯선 ‘고딕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모두 7편의 소설은 “특유의 고딕 장르적 설정을 통해 긴장과 스릴을 자아내”는 특징을 지닌다. 한영인 문학평론가는 긴장과 스릴의 효과에 대해 “단지 감각적으로 소비되는 것을 넘어 한 사회가 지닌 모순과 분열의 양상을 환기시킨다”고 평한다.

고딕 소설은 중세풍의 성인 수도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비한 사건을 다룬 작품을 일컫는다. 비밀 통로나 지하감옥 등의 공간이 연상되는 작품은 독자들에게 불안과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표제작 ‘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은 주인공이 옛 목조주택의 화재 사건을 접하며 무의식의 영역에 있던 기억을 마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목조주택은 일제강점기 총독부 관리가 애첩을 위해 지었던 곳이다. 주인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늙은 여인이다. 공간을 예리하게 투사하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의 입심이 만만치 않다. 허구와 실재를 넘나드는 이야기 방식은 입체적이며 역동적이다.

채희윤 소설가는 “김지원 소설의 매력은 그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세계일 것이다. 상상력의 프리즘을 투과하여 문자로 내려앉은 김지원 소설은 마치 평면 스크린 위에 올올이 부감시켜 옷감의 직조를 입체로 보여 주는 듯하다”고 평한다.

한편 김지원 작가는 전남대 농업경제학과와 조선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2018년 ‘문학들’ 가을호에 소설 부문 신인상으로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