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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아파트 매물 급증…매매는 급감
광주 10월 매물 1만3730건, 전년비 720.6%↑
8월 거래는 991건뿐…부동산 침체로 미분양 늘어
2022년 10월 05일(수) 18:50
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광주·전남지역 부동산시장에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집값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지역 한 아파트 대단지./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금리가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이래서 집 사겠습니까?”

5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대출 실행이 이뤄졌다는 박모(35)씨는 불만부터 쏟아냈다. 2년 전 분양을 받아 이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박씨가 시중은행을 통해 받은 주담대 금리는 5.15%다.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4.8%대로 예상됐던 금리가 한 달새 0.35%나 더 올랐다”며 “2년 전 분양을 받았을 때 당시 금리보다 3%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총 3억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청약에 당첨됐던 2년 전 주담대 금리는 2.15% 수준이었다. 당시엔 40년 상환 원리금균등 상환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면 매달 90만~93만원을 상환하면 됐지만, 금리가 5.15%까지 오르면서 145만~147만원 상당을 갚아야 한다.

애초 계획보다 한 달 55만원(61.1%)이 더 늘어난 셈으로, 대출원금에 대한 총 대출이자도 1억4700만원에서 4억800만원으로 2억6100만원(117.55%)이나 급증했다.

박씨는 “금리가 올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다는 기대감보다 매달 갚아야 할 대출금 때문에 부담감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광주·전남지역 부동산시장에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집값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전남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주택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주요 은행의 주담대가 연 7%대로 올라선 데다, 연말 8%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집값 하락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광주지역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9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6건)보다 67.0% 급감했다. 전달(7월) 1279건에 비해서도 22.5%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1년 전 2977건에서 올해 1594건으로 46.5% 감소했고, 전월(1728건)과 비교해도 7.8% 줄었다.

이처럼 매매거래는 급감한 반면, 매매 물량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 매물은 1만3730건으로 1년 전(1673건)보다 무려 720.6%나 급증했다. 전남도 3944건에서 6750건으로 71.1%나 증가했다.

광주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1만4000여 세대로 적정수요인 7000여 세대를 넘어섰다. 올 하반기에만 약 8000가구가 입주하는 등 입주 물량이 증가한 데다, 금리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집값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 매물이 쏟아져 나오지만, 금리 상승 여파로 정작 거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집값 급등 막차를 타기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섰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집값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매매보다 전·월세를 택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8월 전·월세 거래량은 광주가 4468건으로 1년 전(4027건)보다 11.0% 늘었고, 전남도 3505건에서 3797건으로 8.3%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 주택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의 미분양 주택은 198호로 지난해 말 27호에 비해 633.3% 증가, 전남은 2163호에서 2534호로 17.15%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최근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13년 만에 연 7%대로 올라선 상황에서 연말에는 8%에 진입할 수 도 있어 향후 집값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박씨의 사례처럼 3억원의 대출을 받았을 때 금리가 8%일 경우 월 상환액은 200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대출금리 부담으로 기존 집을 처분하기 위해 매물은 또 다시 증가할 수 있고, 거래는 끊겨 결국 집값 하락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광주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을 받아 기존 집을 처분하고 새 집에 들어가려는 입주자들은 집이 팔리지 않아 급매를 내놓고 있다”며 “매물은 쌓이는데 거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