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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하나 된 마을, 회춘이 따로 없네요”
전남 함평군 해보면 상모마을 ‘도도리 합창단’
5090 주민들 다듬이 난타단·합창단 만들어 소통
전국 마을 뽐내기 대회 1등 “오래도록 함께 하세”
2022년 10월 04일(화) 20:00
함평 상모마을 어르신 30여명으로 이뤄진 ‘도도리 합창단’ 모습.
‘뚝딱뚝딱’ 다듬이 소리부터 환상의 하모니까지. 함평의 한 마을에서는 크고 작은 소리가 매일같이 조화롭게 울려퍼진다.

마을 어르신들로 이뤄진 함평군 해보면 상모마을의 ‘도도리 합창단’이 화제다. 50세부터 90세를 앞둔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는 합창단의 화음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합창단 결성에는 체험학습 운영을 위해 광주에서 함평을 찾은 박미숙 사무장의 역할이 컸다.

이날 인터뷰를 맡은 박 사무장은 “마을 체험학습 운영을 위해 2017년에 상모마을로 이사왔다. 동네 주민들과 형식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아 언니처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 때마침 옆에 있던 다듬이가 눈에 띄었다. 다듬이로 박자를 타며 연주하면 재밌을 것 같아 연주단을 만들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듬이 연주단은 난타와 다듬이가 합쳐진 ‘할매들의 다듬타’라는 이름으로 결성됐다. 연주단은 큰 호응을 얻었고 대회 등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마을 주민들은 호기심을 갖고 참여 의사를 내비쳤고 점차 합창단이 꾸려졌다. 처음에는 13명이었는데 점차 30여명으로 늘어났다.

합창단 이름의 유래는 음악 기호 ‘도돌이표’에서 착안했는데 음악을 통해 젊은 시절로 함께 되돌아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 합창단이지만 그 수준은 기대 이상이다.

도도리합창단은 소프라노, 알토, 메조 소프라노 3가지 음역대로 나눠 노래한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한데 모여 연습에 임한다. 연습은 ‘줌마중창단’으로 이뤄진 강사진에서 돕는다. ‘줌마중창단’은 50대부터 60대 마을 사람들로 이뤄진 합창단으로 이들이 먼저 악보 읽는 법, 노래하는 법 등을 학습한 뒤 70~80대 어르신에게 가르쳐드리는 방식이다.

박 사무장이 만든 마을 향가인 ‘희망찬 상모’도 큰 호응을 얻었다. 3분 남짓의 향가는 상모마을의 역사와 자원을 곡에 담아 노래한 것으로 전남 행복마을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연속 수상했다. 전국 마을 뽐내기 대회에서도 1등 상을 거머쥐며 ‘실력파’ 마을 합창단임을 증명했다.

이들은 서로를 “엄마”,“딸”,“며느리”라고 부르며 한 가족처럼 대한다. 이렇듯 도도리 합창단의 가장 큰 장점은 구성원 중 누구도 소외된 이들이 없다는 것이다.

“혼자서 외롭게 지내시던 어르신들이 합창단 권유로 함께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합창단에 흥미를 가지시더니 나중에는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연습과 대회에 함께하셨어요.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남대병원에서 돌아가셨지만, 마지막까지 즐겁게 노래하고 가신 것 같아 그나마 위로가 됐습니다”

도도리합창단 목표는 즐겁게 오래 노래하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젊었던 옛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합창을 통해 마을 사람들이 하나될 수 있기에, 도도리합창단이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해요. 사각지대에 계시는 어르신들, 외로운 노년을 보내는 어르신들도 함께 참여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