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암매장 실체 밝힐 ‘진실의 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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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암매장 실체 밝힐 ‘진실의 문’ 열렸다
조사위, 유가족 채혈 지속 진행
옛 광주교도소 주변 발굴 유골 중
40구째 조사서 DNA 일치 확인
120여구 남아 추가 발견 기대
2022년 09월 25일(일) 19:00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굴된 유골 한 구의 DNA 구조가 5·18당시 행불자와 동일한 것으로 밝혀져 암매장 조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20년 5·18진상조사위원회가 5·18 당시 사망자 등의 암매장지로 지목된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광주일보 자료 사진>
1980년 5월 전후로 행방이 묘연해진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찾기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암매장지로 추정되는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해와 행방불명자 유가족 유전자의 대조작업 중 1구가 일치한 것에 따른 것이다.

25일 국회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5·18진상조사위)에 따르면 5·18사적지 제22호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해 총 262구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1구의 DNA가 유가족의 DNA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5·18진상조사위는 암매장 추정 사건 발굴 과정에서 확보한 유해와 행불자 유가족 유전자를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재 관계당국에 ‘행방불명 보상신청’ 한 242건(중복 신청 포함) 가운데 85명만 행불자로 인정됐다. 이중 중복 신청을 제외하면 98명의 행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이에 5·18진상조사위는 행불자 유가족에 대한 채혈 자료를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에서 넘겨받고, 추가로 유가족 채혈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인정자 중 미채혈자 가족에 대한 연락처를 추적해 채혈을 권유하고, 불인정자 가족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높은 가족을 선정해 유전자 채취를 유도해 온 것이다. 지난 6월 기준 197가족 377명의 채혈을 완료 했다.

지난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연고자 묘지에서 신원미상의 유골 수십 여구가 뒤섞인 상태로 발견됐다.

2020년 3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신원미상의 유골에 대한 분류 작업을 실시한 결과, 모두 261명의 유골로 분류했다. 이외에도 2020년 4월 옛 광주교도소 부지 솔로몬파크 공사현장에서 유해 한 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총 262구 중 DNA 채취 가능한 유골은 160여 구로 알려졌다. 모든 유골에서 채취를 할 수 없던 것은 40여 년이 지나 부패가 많이 진행됐고, DNA검출의 난도가 높은 것이 그 이유다.

이중 40여 구째를 조사하던 중 행불자 가족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유골이 나온 것이다. 나머지 120여 구가 남았다는 점에서 추가 행불자도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판단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에 주둔했던 3공수여단 본대대장 김모 소령이 1995년 검찰 조사에서 옛 광주교도소에 ‘12구를 가매장 했다’는 진술을 했다는 점도 추가 행불자 유해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는 ‘전남대학교에서 광주교도소로 이동하는 호송하는 과정에 사망한 3명을 포함해 광주교도소에 있는 동안 12구의 시체를, 사병 5~6명과 함께 가마니로 2구씩 덮어 가매장한 일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 소령 이외에도 50명이 넘는 신군부 관계자가 옛 광주교도소에서의 가매장 실행·매장 목격·지시 등을 진술해 왔다.

이외에도 5·18진상조사위는 1981년 황룡강 일대에서 발견된 무연고 분묘(현재 영락공원에 임시 매장)의 유해 12구를 발굴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5·18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5·18진상조사위는 이들 유해에서 확보한 시료 295건과 유가족 유전자 대조 작업의 모든 결과는 이르면 11월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18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이번 유전자 일치는 행불자 유해와 일치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5·18당시 살해장소, 가매장 또는 암매장의 장소 등 관련성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조사단계가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42년 만에 … 5·18 암매장 유골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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