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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전남 2022 으뜸인재 목포 정명여고 오소연양 “‘교과서 밖’ 연구 경험 후배들에 더 많이 제공되길”
동아리 친구들과 ‘노벨캠프’서 1년 간 수질오염 연구
“화학물질 유해성 연구해 건강한 식품 만들고 싶어요”
2022년 09월 18일(일) 22:30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교생들이 ‘교과서’적인 과학 연구가 아닌, 스스로 설계하고 계획하면서 과학 실험을 진행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한테는 너무 좋은 기회였고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경험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 지역 후배들에게 더 많이 지원됐으면 좋겠어요.”

오소연(19·목포 정명여고 3학년) 양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남도의 ‘새천년인재육성프로젝트 노벨캠프’에 참여해 자신만의 연구와 실험을 했던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정명여고가 주변 다른 학교들에 비해 실험실이 잘 갖춰져 있는 학교임에도,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적과 관련있는 교과서적인 실험, 결과가 정답지 처럼 나와있는 실험 외에 자신만의 실험을 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 양 뿐 아니다. 막상 실험을 하려고 해도 의미있는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실험 장비·시간 등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은 게 현실. 이같은 현실을 맞닥뜨리면 시간 낭비만 할 것 같아 포기하는 인문계 학생들이 적지않다.

전남도의 인재육성프로젝트의 하나인 노벨캠프는 이러한 학생들의 ‘원픽’(최고) 프로그램이었다. 노벨캠프는 전남지역 이공계 분야 동아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학 연구 경험을 제공해 미래 과학 인재로 성장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오 양은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아 화학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과 ‘더 셀’(The cell)이라는 팀을 이뤄 노벨캠프에 참여했다.

연구 주제는 평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험해보고 경험해보면서 관심이 있었던 수질 오염 분야로 택했다. 수능 준비로 바쁜 고 3 시기에도 일주일에 3권 정도의 책을 읽는 것도 주제 선정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한 친구의 “쌀뜨물 화장품은 어때?”라는 제안에 호기심이 생긴 다른 팀원들과 자료 조사를 하던 중 ‘쌀뜨물이 하천에 방류되면 물에 용해된 산소가 급격히 줄어들어 다른 생물들이 살기 힘들어진다’는 내용의 ‘쌀뜨물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환경오염을 시킨다고 하니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쌀뜨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모아서 비료를 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실험 주제도 ‘곡물을 이용한 천연비료 제작 가능성 연구’로 자연스럽게 결정됐다는 게 오 양 설명이다.

연구 주제를 결정하는 데 한 달이 걸렸고 기본 실험 들어가기 전 기초실험, 쌀뜨물이 정말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지 관찰해보고 실험군을 마련해 키우기 전 실험 키트로 해보는 데도 4~5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본 실험에 들어가서는 실험용으로 주로 쓰이는 식물인 ‘애기장대’를 심은 뒤 쌀뜨물 외에 보리, 귀리, 화학비료 등으로도 실험을 하며 키우는가 하면, 쌀뜨물만이 아니라 쌀뜨물과 계란, 바나나를 섞어 넣거나, 쌀뜨물에 음식물 쓰레기를 추가해서 넣은 물을 주며 성장 상태 등을 관찰, 기록했다고 한다.

대략 14가지 실험군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지난해 3월부터 시작, 올 2월에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해 꼬박 1년이 걸린 셈이다. 경험 많은 선생님의 지도는 실험을 무사히 마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결과는 어땠을까. 오 양은 “쌀뜨물 비료에 음식물 쓰레기를 추가해서 넣은 물로 키웠을 때 가장 잘 성장했다”고 귀뜸했다. 오 양 등이 참여한 더 셀은 노벨캠프에 참여한 21개팀 중 연구결과보고서와 발표심사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오 양은 “입시 준비하는데 방해될까 걱정하긴 했는데, 정말 얻은 게 많은 시간이었다”면서 “하고싶은 연구와 실험에 대한 경험은경쟁력 있는 활동외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양은 향후 진로를 식품 연구쪽으로 고민하고 있다. 실험을 통해 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데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는 만큼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연구하면서 더 건강한 식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