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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혼외자 아들도 가족”
조직폭력배 아버지 도피 도운
혼외자에 친족 특례 적용 무죄
2022년 08월 07일(일) 21:00
법원이 ‘사업가 납치 살해’ 혐의로 쫓기던 국제PJ파 부두목 A(63)씨의 도피를 도운 혼외자(婚外子)에게 친족간 특례 규정을 유추, 적용해 무죄를 선고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철)는 지난 28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B(33)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B씨는 폭력범죄 단체인 국제PJ파 부두목 A씨의 혼외자로, 친구 C(33)씨와 후배 D(30)씨와 함께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A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9년 5월 19일 50대 사업가를 광주시 서구의 한 노래방에 감금하고 마구 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고 있었다. 아들 B씨는 서울 신풍역 부근에서 A씨를 만나 800만원 상당의 현금을 도피 자금으로 제공했다. C씨는 B씨 부탁을 받고 범인 도피에 쓰일 차량을 빌려줬고, 국제PJ파 조직원이자 B씨의 사회 후배인 D씨는 아산 등지의 아파트를 빌려 은신처로 제공했다.

원심은 지난 2월 B씨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B씨 측이 제출한 유전자 감정서를 토대로 A씨와 B씨 사이 자연적 혈연 관계가 존재한다며,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해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151조 2항 규정을 적용해 무죄를 선고했다. 서로 피를 나눈 사이에는 인간 본성에 비추어 아무리 중한 죄를 저질러도 숨겨주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친족간 특례 규정을 혼외자에까지 적용한 것이다.

검찰은 “혼외자에 대해서는 친족간 특례 규정을 유추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례가 없다”며 불복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9개월간의 도피생활 끝에 2020년 2월 아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돼 강도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의 형이 확정됐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