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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나양 가족 차량 인양] “얘는 뭔 죄여…딸내미라도 놓고 가제” 탄식의 바다
완도 송곡항 차량 인양 현장
잠수부 4명 차량에 밧줄 걸고
유실물 없도록 그물로 덮어
차량 올라오자 주민들 한숨만
“이렇게 쉽게 목숨 버리나” 참담
2022년 06월 29일(수) 20:05
29일 오전 경찰이 완도 신지면 송곡항 인근 해상에서 조유나(10·5학년)양 일가족의 차량이 인양 후 육지로 옮겨지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딸내미 혼자 두고 가면 천덕꾸러기 될까봐 같이 갔겄제. 맘은 이해하는디 얘는 뭔 죄여…. 앞날 창창한 딸내미라도 놓고 가제….”

실종됐던 조유나양 가족 차량 인양 직업이 진행된 29일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이곳에는 인근 주민들과 광주 시민 100여명이 찾아와 조양 가족이 뭍으로 돌아오는 순간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당초 인양 작업은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실제 작업은 오전 10시 15분부터 진행됐다. 송곡항 방파제로부터 80m 떨어진 가두리 양식장에 바지선이 멈춰섰고, 이어 크레인을 이용한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

바지선 내에서도, 지켜보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돌았다. 인양을 성급히 진행했다간 차량이 손상되거나 차 내 유실물들이 바다로 흘러가버릴 수 있었다.

잠수부 4명이 크레인에 걸린 밧줄을 들고 수심 10m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작업은 먼저 밧줄을 차량에 걸고 3m 가량을 천천히 들어올려 펄에서 끌어낸 뒤, 추가로 차량을 단단히 결박하고 마저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11시 50분이 되자 조양 가족의 차량 아우디 A6의 네 바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은색 차체가 차츰 드러날 때마다 주민들은 저마다 한숨을 쉬거나 탄식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여가 지난 낮 12시 20분께 펄을 뒤집어 쓴 차체가 온전히 드러났고, 송곡항 일대에는 정적이 흘렀다. 양식장에 가지 못해 답답해하던 어민도, 구경 나온 주민도 말없이 차량을 지켜보고 있었다.

차량은 트렁크가 완전히 열려 있었으며, 앞유리에 금이 간 상태였다. 경찰은 유실물이 생기지 않도록 차량을 그물로 덮고, 항구로 이동해 차량을 트럭 위로 옮겨 차 내 시신 수습을 진행했다.

차 내에서 시신 3구를 발견했다는 경찰 발표가 이어지자 주민들은 “딸내미라도 놓고 가제”, “짠해 죽겄네”라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정훈(62·완도)씨는 “똑같이 자식 키우는 아버지로서 남일 같지 않아 인양 작업을 보러 왔다”며 “아이가 너무 짠하다. 살다보면 너무 힘들고 막막할때가 있다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혀를 찼다.

소식을 듣고 광주에서 한달음에 찾아온 전수미(여·42·광주시 서구)씨는 “내게도 고등학교 2학년 딸이 있다. 자식을 품에 안고 죽을 생각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만큼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김현수(61·강진)씨는 “실종 가족이 빚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 잘 찾아보면 도움이 될 만한 복지 제도가 많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목숨을 버리느냐”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완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