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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마지막 육필 원고 ‘눈물 한방울’ 출간
2022년 06월 28일(화) 18:55
“자신을 위한 눈물은 무력하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눈물은 사랑의 씨앗’이라는 대중가요가 있지만 ‘눈물은 희망의 씨앗’이기도 한 것이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초대 문화부 장관)이 남긴 마지막 육필 원고 ‘눈물 한방울’(김영사)이 오는 30일 출간된다.

지난 2월에 별세한 선생은 생전에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집필에 몰두했다. 이번 책은 2019년 11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까지 선생이 삶을 반추하고 죽음을 독대하며 써내려간 글을 모았다. 110편의 시와 수필을 비롯해 손수 그린 그림도 함께 담겼다.

저자는 마지막 고통 속에서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화두를 모색했다. 그것은 바로 ‘눈물 한 방울’로 집약된다. 그가 상정하는 눈물에는 어떤 의미가 있고 앞선 화두들과는 무엇이 다른지 독자들은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다.

선생이 이전에 ‘디지로그’와 ‘생명자본’ 등에서 제시한 문명론의 핵심은 변화와 융합이었다. 이질적인 개념을 연결하는 탁월한 지성과 깊은 사유는 거대 담론의 원동력이었다.

이번 책 ‘눈물 한 방울’은 심장에서 기인한다. 언어 이전의 마음으로 회귀하는 것. 저자가 ‘마지막 말’을 찾아 써내려간 것은 거창한 개념이 아닌 다름 아닌 눈물이었다. 그 눈물은 나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 흘릴 때 비로소 의미를 획득한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적어 내려갔다. 구슬이 되고 수정이 되고 진주가 되는 ‘눈물 한 방울’. 피와 땀을 붙여주는 ‘눈물 한 방울’. 쓸 수 없을 때 쓰는 마지막 ‘눈물 한 방울’”

그렇게 책은 회고록이자 자서전으로 다가온다. 선생의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은 28일 간담회에서 “육필 원고를 보면 건강 상태 등 그 사람의 전부가 나타나 있기 때문에 귀중하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