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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송기동 예향부장
2022년 06월 28일(화) 00:30
“내가 만든 명품 같은 느낌이다. 기존 상업용 맥주와는 풍미(風味)가 다르고, 깊고 진한 그 맛을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희열이 있다.”

장성군 북하면 별내리마을 오덕수(49) 사무장은 지난해 꼬박 1년간 강원도 홍천군을 오가며 수제 맥주 만들기 공부를 했다. 호프(Hop)와 맥아(Malt)를 이용해 직접 에일(ale)맥주와 흑맥주, 밀맥주 등 다양한 맥주 만드는 방법을 익혔다. 비록 거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큰 뜻’을 품고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오갔다. 그는 농부가 직접 만든 수제 맥주로 새로운 농업·농촌 시장을 개척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가속화되는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내 손으로 뭔가를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Handmade·手製)에 대한 관심이 높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 이상 ‘집콕’을 하면서 수제 공방이나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관심 분야는 목공예와 뜨개질, 수제 맥주, 오디오 앰프, 생활 자기 등 다양하다. 취미 단계에서 ‘덕업일치’(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로 변화하기도 한다.

이런 여건 속에서 미국 ‘엣시’(etsy), 한국 ‘아이디어스’(idus), 광주 ‘모람(moram) 플랫폼’과 같은 수공예품 전문 플랫폼도 활성화됐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에는 수공예품 공방이 하나둘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전문 거리를 형성했다. 지난 26일 폐막한 ‘빛고을 핸드메이드 페어’와 같은 수공예품 관련 축제도 전국에서 열린다.

‘핸드 메이드’ 수공예품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공산품과 다른 ‘온기’를 품고 있다. 게다가 두 손으로 깎고 다듬거나,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정성을 다해 만든 수공예품은 세상에 오로지 하나뿐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직립 보행을 하며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됐다. 손끝에서 예술과 과학 문명이 태어났다. 그래서 인간은 ‘도구의 인간’(Homo Faber)으로도 불린다. 요즘의 ‘핸드메이드’ 열풍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물결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본성 찾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