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노래자랑~” 송해, 천상의 무대로
95세로 별세…전국 추모물결
55년 가수로 시작 방송계 진출
‘최고령 진행자’로 기네스 등재
“근현대 대중문화사의 박물관”
55년 가수로 시작 방송계 진출
‘최고령 진행자’로 기네스 등재
“근현대 대중문화사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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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일요일 낮 12시면 TV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목소리. 주말을 실감케 하는 그 목소리를 이제는 들을 수 없다.
1988년 5월부터 35년 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해던 ‘일요일의 남자’ 방송인 송해<사진>가 8일 서울 강남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향년 95세.
최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을 오간 그는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며 방송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었다. 눈 감기 전에는 반드시 고향인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던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전쟁 때 실향민이 돼 남쪽으로 내려온 송해는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활동했고 공연 진행도 겸하면서 남다른 입담을 발휘한 게 평생 직업으로 이어졌다.
이후 방송까지 진출한 송해는 1988년 5월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았고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그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각종 광고에 출연하고, 드라마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MC, 가수, 희극인으로서 전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송해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이 개봉했다.
2011년에는 전국을 돌며 단독 콘서트를 열고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으며 12장의 앨범을 냈을 정도로 출중한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올해 1월 설 연휴 송해의 인생사를 담은 트로트 뮤지컬로 선보인 KBS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서는 ‘내 인생 딩동댕’ 등을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월 설연휴 특집 프로그램 KBS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는 특별히 인상 깊다.
그는 방송에서 “‘땡’과 ‘딩동댕’ 중에 뭐가 더 소중하냐고 하는데, ‘땡’을 받아보지 못하면 ‘딩동댕’의 정의를 모른다”라며 “저 역시 늘 ‘전국노래자랑’에서 내 인생을 딩동댕으로 남기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노래자랑’을 통해서 기쁨을 얻은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실격해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분들도 계신다”며 “실패를 했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새해에는 원하는 바를 꼭 이루시길 바란다”고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송해는 최근까지도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소탈한 삶을 살았다. 돌발 질문을 받거나 다소 짜증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항상 웃어 보였다. 그는 시민들의 관심이 귀찮지 않으냐는 질문에 “일부러 알리려고 애를 쓰는데 저쪽에서 먼저 아는 척 해주면 황금 덩어리지”라고 되받아쳤다.
송해를 따랐던 가수, 코미디언, 배우, 방송인 등 후배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인 송해의 삶을 담은 평전 ‘나는 딴따라다’(2015)를 집필한 오민석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최근 한류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의 한복판에 계셨던, 한국 근현대 대중문화사의 박물관”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고인과 같은 황해도 출신 실향민으로 평소 친분이 두터웠다는 방송인 이상벽(75)은 “평생을 바지런히 뛰었으니 이제 정말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는 시간을 가지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해는 부인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생전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뜻을 기려 달성군은 송해공원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송해 기념관’을 개관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 석옥이 씨는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이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연합뉴스
1988년 5월부터 35년 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해던 ‘일요일의 남자’ 방송인 송해<사진>가 8일 서울 강남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향년 95세.
최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을 오간 그는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며 방송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었다. 눈 감기 전에는 반드시 고향인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던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방송까지 진출한 송해는 1988년 5월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았고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2011년에는 전국을 돌며 단독 콘서트를 열고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으며 12장의 앨범을 냈을 정도로 출중한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올해 1월 설 연휴 송해의 인생사를 담은 트로트 뮤지컬로 선보인 KBS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서는 ‘내 인생 딩동댕’ 등을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월 설연휴 특집 프로그램 KBS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는 특별히 인상 깊다.
그는 방송에서 “‘땡’과 ‘딩동댕’ 중에 뭐가 더 소중하냐고 하는데, ‘땡’을 받아보지 못하면 ‘딩동댕’의 정의를 모른다”라며 “저 역시 늘 ‘전국노래자랑’에서 내 인생을 딩동댕으로 남기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노래자랑’을 통해서 기쁨을 얻은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실격해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분들도 계신다”며 “실패를 했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새해에는 원하는 바를 꼭 이루시길 바란다”고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송해는 최근까지도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소탈한 삶을 살았다. 돌발 질문을 받거나 다소 짜증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항상 웃어 보였다. 그는 시민들의 관심이 귀찮지 않으냐는 질문에 “일부러 알리려고 애를 쓰는데 저쪽에서 먼저 아는 척 해주면 황금 덩어리지”라고 되받아쳤다.
송해를 따랐던 가수, 코미디언, 배우, 방송인 등 후배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인 송해의 삶을 담은 평전 ‘나는 딴따라다’(2015)를 집필한 오민석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최근 한류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의 한복판에 계셨던, 한국 근현대 대중문화사의 박물관”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고인과 같은 황해도 출신 실향민으로 평소 친분이 두터웠다는 방송인 이상벽(75)은 “평생을 바지런히 뛰었으니 이제 정말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는 시간을 가지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해는 부인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생전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뜻을 기려 달성군은 송해공원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송해 기념관’을 개관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 석옥이 씨는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이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