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메디치 가문의 사랑과 예술, 권력암투의 대서사
메디치 1·2·3-파트릭 페노 지음·홍은주 옮김
2022년 05월 29일(일) 09:00
350년간 군림하며 4명의 교황과 2명의 프랑스 왕비를 배출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 예술가를 후원, 르네상스 운동을 주도한 가문. 이탈리아 피렌체의 평범한 시민이었던 메디치는 어떻게 피렌체와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사의 흐름을 바꿀만한 강력한 힘을 가진 가문이 되었을까.

역사 소설 ‘스핑크스의 지배’ 등을 쓴 프랑스 작가 파트릭 페노의 장편 소설 ‘메디치’(전 3권)는 수백년간 배후에서 유럽을 뒤흔든 한 가문의 쇠락과 소멸, 영원히 남을 메디치의 유산을 다룬 흥미로운 작품으로 메디치 가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쟁과 권력암투를 영화처럼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소설은 예술과 사랑, 야망과 배신을 담은 흥미진진한 드라마이자 르네상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예술서이면서, 근대 유럽의 생활사를 담은 교양서다. 메디치가를 두고 벌어지는 권력 암투 사이에 ‘모나리자’ ‘천지창조’ 등이 탄생되는 과정 등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모두 3권으로 이뤄진 책은 가문의 시조인 조반니 디 비치에서 시작해 르네상스의 초석을 다진 ‘위대한 로렌초’, 열 일곱의 나이에 피렌체의 통치자가 돼 정적들을 냉혹하게 처단하며 토스카나 대공국의 대공 자리에 오른 코시모 1세, 토스카나의 마지막 군주 잔가스토네까지 이어지는 메디치 가문의 연대기를 다룬다.

1권 ‘왕관 없는 제후’는 메디치가를 유럽 금융 권력의 핵심에 올려놓은 ‘위대한 로렌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렌체에서 왕에게도 돈을 빌려줄 정도로 막강한 금융자본을 지닌 메디치가의 후계자로 예술과 아름다운 연인 루크레치아를 사랑하는 청년인 그가 자신의 적대자를 하나 둘 처단하며 냉철한 제후가 되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2권 ‘피에 물든 백합’에서는 권력은 누구와도 나눠 가질 수 없기에 피렌체를 두고 벌어지는 교황과 메디치가의 암투, 전란의 불길 속에서 피어나는 르네상스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교황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위대한 로렌초의 손자 코시모가 자신을 꼭두각시로 세우려던 피렌체 귀족 등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거침없이 제거하며 피렌체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과정을 다뤘다.

3권 ‘자비의 천사’는 메디치가의 장남 페르디난도와 결혼하면서 자신의 가문이 된 메디치 가문을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바이에른 왕녀 비올란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린 이 도시에서 쫓겨날 거다. 하지만 우리가 세운 건축물들은 고스란히 남을 게요. 그것들은 영원히 우리 것이지.” 책 속 대사처럼 지금, 피렌체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메디치 가문의 흔적을 고스란히 만나는 중이다.

<문학동네·각권 1만6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