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 작가 ‘운운하다’전 ‘마음산책’ 하며 ‘아픔’을 치유하다
6월 12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
‘마음산책’ 연작 등 3백여점 전시…14일 작가와의 대화
‘마음산책’ 연작 등 3백여점 전시…14일 작가와의 대화
![]() 오는 6월12일까지 광양에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강운 작가의 ‘운운하다’전에는 ‘마음산책’ 연작 등 300여점이 나왔다.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
서양화가 강운 작가의 작품은 변화무쌍한 구름, 촉각을 건드리는 공기의 흔적을 담은 ‘관조적인 시선’과 자기 성찰과 고백을 통한 ‘치유의 시선’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쓰고 지우는 반복과 명료한 색채로 대변되는 ‘마음 산책’과 구름의 모습이 인상적인 ‘공기와 꿈’이 두 시선을 말해주는 대표 시리즈다.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 열리고 있는 ‘운운하다’전(6월12일까지)은 강운 작가가 몰두하고 있는 ‘마음 산책’의 새로운 연작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제목 ‘운운하다’는 무언가를 운운하는 사람의 입김이 마치 구름을 닮았다는 발상에서 착안했다. 작가가 모티브로 삼는 ‘구름’과 ‘마음’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제목이기도 하다.
300여점의 작품이 나온 대규모 전시인 이번 기획전은 높이가 6m에 이르는 넓은 전시장을 적절히 활용해 마치 설치 미술처럼 작품을 배치한 점이 두드러진다. 미술관과 작가는 장소의 강점을 십분 살린 전시 공간 구성을 통해 회화가 갖고 있는 임팩트를 강렬하게 보여주며 작품이 품은 스토리텔링을 적절하게 펼쳐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한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 지원’ 사업과 연계해 기획됐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이 전문가로 참여해 강 작가와 2개월 넘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를 구상했다.
미술관 로비에서 관람객들은 ‘구름’에서 ‘마음’으로 넘어가는 작품의 여정을 보여주는 ‘공기와 꿈’ 시리즈를 먼저 만난다. 유리로 덮인 미술관 로비 천정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이 작품 속 구름과 어우러진 인상적인 배치다.
본격적인 전시에서는 ‘상처-반려기억’, ‘치유-쓰고 지우기’, ‘행간-시각적 촉각’, ‘환기-마음 읽기’라는 4가지 키워드를 통해 감춰진 아픔과 그 치유의 과정을 보여준다.
‘마음산책’ 연작은 무의식에 내재한 트라우마 같은 존재를 깨닫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들이다. 삶, 이별, 기억, 추억 등 일반적인 기억과 5·18 민주화 운동, 코로나19 등 사회적인 이슈까지를 반영한 작품은 개인 서사와 당대의 역사가 상호작용하며 삶의 흔적을 만들어낸다.
‘마음산책’의 출발은 인간 마음의 스펙트럼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 나를 알고 싶은 마음이 시작이었다. 나무 젓가락을 깎아 수많은 ‘글’을 써내려갔고, 여러 색을 덧칠하고 문지르고 긁어내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조형성을 얻어냈다.
글씨를 쓰고 지우고 문지르는 과정, 다채로운 색을 수차례 바르는 반복을 통해 생긴 ‘겹’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명징한 ‘색감’은 화면을 장악하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특히 100호 대작 33점을 함께 설치한 ‘마음산책’, 1호부터 50호까지 200여점을 자유분방하게 배치한 ‘마음산책-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는 변화무쌍한 색채가 주는 매력과 색다른 조형미를 만끽할 수 있다.
“제 작품은 아픈 상황들을 대면하면서 얻어진 것들입니다. 아픈 상처를 마주하며 아픈 사연을 써내려갔습니다. 치유의 색으로 덮고, 또 써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마음이 객관화되는 기분을 느꼈고, 치유를 얻을 수 있었죠. 누구나 말 못할 사연들은 다 있기 마련입니다. 꽉 막힌 공간에서도 깨진 틈 사이로 작은 희망의 빛줄기를 찾듯, 제 그림을 통해 위로의 방법을 찾고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되신다면 좋겠습니다.”
아티스트 토크도 열린다. 14일 오후 2시 전시실에서는 김영순 광주문화재단 문화공간 본부장이 함께하는 ‘관람객이 나대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강 작가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식이 변하는 요즘 시대에 맞게 전문가와 작가가 주인공이 아닌, 일반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개인 감상을 표현하는 그런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300여점의 작품이 나온 대규모 전시인 이번 기획전은 높이가 6m에 이르는 넓은 전시장을 적절히 활용해 마치 설치 미술처럼 작품을 배치한 점이 두드러진다. 미술관과 작가는 장소의 강점을 십분 살린 전시 공간 구성을 통해 회화가 갖고 있는 임팩트를 강렬하게 보여주며 작품이 품은 스토리텔링을 적절하게 펼쳐보인다.
![]()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만나는 강운 작가의 공기와 꿈 |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한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 지원’ 사업과 연계해 기획됐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이 전문가로 참여해 강 작가와 2개월 넘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를 구상했다.
미술관 로비에서 관람객들은 ‘구름’에서 ‘마음’으로 넘어가는 작품의 여정을 보여주는 ‘공기와 꿈’ 시리즈를 먼저 만난다. 유리로 덮인 미술관 로비 천정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이 작품 속 구름과 어우러진 인상적인 배치다.
본격적인 전시에서는 ‘상처-반려기억’, ‘치유-쓰고 지우기’, ‘행간-시각적 촉각’, ‘환기-마음 읽기’라는 4가지 키워드를 통해 감춰진 아픔과 그 치유의 과정을 보여준다.
‘마음산책’ 연작은 무의식에 내재한 트라우마 같은 존재를 깨닫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들이다. 삶, 이별, 기억, 추억 등 일반적인 기억과 5·18 민주화 운동, 코로나19 등 사회적인 이슈까지를 반영한 작품은 개인 서사와 당대의 역사가 상호작용하며 삶의 흔적을 만들어낸다.
![]() 강운 작 마음산책-영원한 햇살 |
‘마음산책’의 출발은 인간 마음의 스펙트럼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 나를 알고 싶은 마음이 시작이었다. 나무 젓가락을 깎아 수많은 ‘글’을 써내려갔고, 여러 색을 덧칠하고 문지르고 긁어내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조형성을 얻어냈다.
글씨를 쓰고 지우고 문지르는 과정, 다채로운 색을 수차례 바르는 반복을 통해 생긴 ‘겹’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명징한 ‘색감’은 화면을 장악하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특히 100호 대작 33점을 함께 설치한 ‘마음산책’, 1호부터 50호까지 200여점을 자유분방하게 배치한 ‘마음산책-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는 변화무쌍한 색채가 주는 매력과 색다른 조형미를 만끽할 수 있다.
![]() 강운 작가 마음산책 연작 |
“제 작품은 아픈 상황들을 대면하면서 얻어진 것들입니다. 아픈 상처를 마주하며 아픈 사연을 써내려갔습니다. 치유의 색으로 덮고, 또 써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마음이 객관화되는 기분을 느꼈고, 치유를 얻을 수 있었죠. 누구나 말 못할 사연들은 다 있기 마련입니다. 꽉 막힌 공간에서도 깨진 틈 사이로 작은 희망의 빛줄기를 찾듯, 제 그림을 통해 위로의 방법을 찾고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되신다면 좋겠습니다.”
아티스트 토크도 열린다. 14일 오후 2시 전시실에서는 김영순 광주문화재단 문화공간 본부장이 함께하는 ‘관람객이 나대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강 작가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식이 변하는 요즘 시대에 맞게 전문가와 작가가 주인공이 아닌, 일반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개인 감상을 표현하는 그런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