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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코로나 위험하고 노마스크 어색”…길거리 착용 대세
실외 마스크 해제·학교 정상화 첫날 표정
“화장 안해도 되고, 쓰는게 되레 편해” 시민들 열에 아홉은 착용
착용 이유 제각각…“또 한단계 넘어섰다” 566일 만의 기쁨 만끽
“친구 얼굴 제대로 봤어요” 학생들 활기 속 수학여행 등 기대 들떠
2022년 05월 02일(월) 20:05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가 해제된 2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 북구청앞에서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길을 건너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무려 566일 만이다.

2년 가깝게 이어지던 정부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2일 해제됐지만, 광주 도심 곳곳에서 만난 시민 십중팔구는 여전히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꽃가루 때문에, 화장 안 한 얼굴이어서, 쓰는 게 편해서 등 마스크 착용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지만 시민들 목소리와 표정에선 ‘또 한 단계를 우리가 넘어섰다’는 일종의 기쁨이 엿보였다.

마스크 해제와 더불어 이날은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의 학교가 ‘코로나 비상 체제’를 뒤로하고 정상화된 첫날이기도 하다. 초등학교에선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놀며 밝게 웃는 어린이들이 보였다. “새 학기 들어 친구 얼굴을 온전히 본 게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한 초등생도 있었다. 중·고교에선 체육대회와 현장체험학습, 수학여행 일정을 잡느라 분주하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 잇따라 들려왔다.

◇십중팔구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유는 각양각색 =광주 충장로와 전남대 후문, 조선대 후문, 법원과 검찰, 변호사 사무실 등 법조타운이 밀집한 지산동, 상무지구와 수완지구 등 도심 번화가에서 마주친 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날 오전 지산동에서 만난 김명희(여·42)씨는 “어차피 실내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는 게 오히려 더 복잡하니 그냥 쓰고 다닌다”며 “마스크는 쓰고 돌아다니지만 의무가 아니라고 하니깐 뭔가 기분은 좋다”고 웃었다. 김씨처럼 이날 법원과 검찰청사 주변을 오가는 직원과 민원인 등 시민 대부분은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충장로에서 만난 김한렬(47)씨는 “벗고 쓰고 반복하다 괜히 마스크를 잃어버릴까 걱정되기도 하고, 날마다 쓰고 다녔던 마스크를 벗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역시 충장로에선 만난 40대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비염 때문에 봄철은 그렇지 않아도 비상이다”며 “정부 방침과 관계없이 꽃가루 때문에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닐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미 익숙한 데다 패션 아이템이 됐다. 쓴 게 더 멋지다(예쁘다)” “화장을 신경 써서 안 해도 되고 마스크가 오히려 편하다” “면도하지 않아도 된다”며 ‘마스크 예찬론’을 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완전히 드러낸 채 시내를 걷는 시민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도심을 걷다가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스크를 꺼내 썼다. 반면 충장로에서 만난 이모(27)씨는 “코로나가 종식된 게 아니라 아직 밖에서 마스크를 벗는 건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는데,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니 함부로 벗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학교도 정상화 첫날…“친구 얼굴 온전히 첨 봤어요” =학교 풍경은 저마다 달랐다. 마스크를 실외에서 벗어도 된다는 지침은 이날 오전 일제히 각급 학교와 학생들에게 안내됐지만 마스크를 쓴 이도 적지 않았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된 데다, 학교 정상화 돌입 첫날이라는 점에서 마스크 착용 여부와 관계없이 학교마다 활기가 넘쳤다.

이날 나주 혁신도시 소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초등생은 “완전히 신난 하루였다”며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잠시 마스크를 벗고 뛰어 놀았다. 새 학기 들어 친구 맨얼굴을 본 게 오늘이 처음”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식사 시간에 중간중간 친구들 얼굴을 봤으나 온전한 얼굴을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 신난다는 초등생들이 많았다.

광주 송원초 관계자는 “운동장에서 노는 모습을 보면 일부는 마스크를 쓰고 또 일부는 벗고 저마다 다르다. 실외에선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안내했지만, 습관이 된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학생들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해남제일중학교 관계자도 “오늘도 학생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체육수업을 들었다”며 “2년 동안 쓰던 마스크를 갑자기 벗자니 학생들도 어색해한다. 친구들에게 ‘쌩얼’(맨얼굴)을 보이기 싫다는 학생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와 더불어 학교 정상화가 본격화되면서 체육대회와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 단체 행사 일정을 논의하거나 준비하는 학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광주시·전남도 교육청은 전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정병호·유연재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