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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자율형공립고 시대 마감
광주일고·광주고·상일여고 학생 우선 선발권 폐지
내년부터 일반고와 동일하게 진학 희망학교 선택
2022년 04월 21일(목) 20:00
광주교육청
내년부터 광주지역 자율형공립고등학교(자공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이 폐지돼 사실상 자공고 시대가 마감된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현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되는 2023학년도 광주시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자공고(광주일고·광주고·상일여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이 폐지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일반고와 동일하게 진학 희망학교로 이들 자공고를 선택할 수 있다. 종전에는 선지원과 후지원 모두 선택이 가능한 ‘일반고’와 달리 ‘자공고’는 선지원에서만 선택이 가능했다.

자공고의 핵심인 학생 우선선발권 폐지는 사실상 일반고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공고에 근무했던 한 교사는 “학생 우선 선발권이 없는 자공고는 의미가 없다”며 “사실상 일반고로 보면된다”고 말했다.

애초 자공고는 2009년에 도입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맞서 공립고교에서도 우수 학생들을 길러내자는 대응 논리로 도입됐다. 자사고는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고 고교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자율형사립고로 이름을 바꾸고 전국으로 대거 확대했다. 자공고는 학사운영과 교과 운영, 교사 활동 등에서 일반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보장된다. 우수 교사 영입도 가능했다.

한때 자공고가 인기를 끌면서 상일여고의 경우 우수학생이 몰려 신입생 경쟁률이 5대 1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20년, 2021년 연속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상일여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 자사고와 자공고는 전교조 출신인 장휘국 교육감 체제에서 폐지되거나 위축됐다. 자사고 폐지를 축으로 한 고교서열화 폐지 등을 적극 추진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인문계 고교가 평준화됐음에도 학생들을 줄세우는 차별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논리였다.

지난 2009년 자사고로 전환했던 송원고가 2020년 일반고로 복귀했고 보문고와 숭덕고도 2010년에 자사고로 전환했다가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지정 취소돼 일반고로 변경했다.

이번에 시교육청의 자공고 우선 선발권 폐지는 정부 방침에 앞서 선조치에 해당한다. 정부는 2025년 자공고 폐지 방침을 세웠다. 자사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의 하나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자사고·자공고 등의 존폐 여부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는 윤 당선인 취임 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할 수 있도록 설립근거를 마련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키로 최근 결정했다. 윤 당선인은 그간 자사고 등의 존치를 직접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대선 후보 시절 ‘고교 교육과정 다양화’를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자공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 폐지는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고 고교 전형을 단순화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자공고 폐지 방침을 정한데다 이미 자공고도 일반고과 다름없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