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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탄생 - 김월회 외 지음
2022년 03월 04일(금) 11:00
사람들은 오늘의 사회를 영웅이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영웅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전적 의미의 영웅은 현실에 부재하지만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영웅을 소환하고 있다.

사실 저마다에게 영웅은 다른 의미로 인식된다. 최근 올림픽에서 억울한 판정으로 4년의 피나는 훈련이 물거품이 됐던 선수가 이를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연출했다. 사람들은 그 선수를 영웅이라고 불렀다.

영웅은 시대마다 다르게 정의됐고 다른 방식으로 탄생됐다. 동서양 고전에는 어떤 영웅이 어떻게 출현했는지를 인문학으로 조명한 책이 나왔다. 서울대 중문과 김월회 교수를 비롯해 모두 10명의 연구자들이 함께 펴낸 ‘영웅의 탄생’은 영웅이 나타나게 되는 배경과 과정을 살펴본다.

‘사기’에서는 자신이 섬긴 이를 위해 마지막까지 복수를 꿈꾸던 예양을, ‘춘추좌전’에서는 오랫동안 방랑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군주가 된 희중을, ‘일리아스’에서는 조연에 불과했던 아인아스와 트로이아 전쟁의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나 죽음을 면치 못했던 오딧세우스가 영웅으로 불리게 된 연유를 풀어낸다.

우리나라의 영웅 이야기도 흥미롭다. 의적에서 민중의 영웅으로 변모한 ‘홍길동전’의 홍길동, 조선 인조 때의 명장인 ‘임경업전’의 임경업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시대는 영웅이 살았던 시대와 꼭 같은 시대는 아닐 수 있다. 임경업처럼 영웅화 과정은 사후 반세기가 지나서 이루어지기도 하며 사람들이 자신들의 욕망과 염원을 담아 영웅을 직접 만들어 내는 작업을 통해 완성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혜화동·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