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떡볶이 ‘1만원 시대’…외식물가 10년 내 최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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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떡볶이 ‘1만원 시대’…외식물가 10년 내 최대 상승
지난해 광주·전남 물가 전년비 2.6%↑
계란 44%·배추 80%·휘발유 22% 등 줄줄이
2022년 01월 03일(월) 20:20
지난해 연간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2.6% 상승해 10년 전인 2011년 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형마트 축산물 매대 사진.<광주일보 자료사진>
“무슨 물가가 왜 이렇게나 올랐는지 모르겠어요. 웬만한 식당에서 갈비탕 한 그릇이 2만원 가까이 한다니까요. 무서워서 밖에서 못 사먹겠습니다.”

3일 오전 11시30분께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박모(44)씨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큰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아들만 셋이라는 그는 “연초 1만2000원이던 삼겹살도 지금은 1만4~5000원 정도로 올랐다”며 “아이들만 데리고 나와 저녁 한 끼 식사만 해도 15만원은 우습다”고 했다.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지수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물가와 장바구니 물가 등을 비롯해 전반적인 물가가 이미 크게 오른 데다, 올 연초부터 외식·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어 서민들의 가계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연간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2.6% 상승해 10년 전인 2011년 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남지역 역시 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6% 올라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 한 달만 놓고 보면 광주는 전년 대비 3.7%, 전남은 4.2% 각각 올랐다. 우선 광주만 놓고 보면 구내식당 식사비가 전년 대비 9.3%나 올랐고, 생선회 외식비용도 8.5% 증가했다. 김밥은 13.5%나 올랐고, 돼지갈비 역시 6.5% 증가했다.

외식비용 외에도 계란 44.0%, 배추 79.6%, 귤 26.4%, 돼지고지 8.4% 등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역시 크게 상승한 상태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비싸 집에서 해먹으려 해도 식자재 역시 가격이 오른 탓에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전남지역의 외식비를 보면 생선회가 7.9% 올랐고, 삼겹살도 7.3% 증가했다. 여기에 광주·전남지역 휘발유 값은 전년 대비 약 22%, 경우는 약 28%, LPG는 약 38% 올라 교통비 지출이 상당히 늘어난 것을 비롯해 가정용품과 진료비, 교육비 등도 덩달아 올라 전반적인 물가 부담이 커졌다.

이처럼 물가가 급등한 것은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이 누적된 데다 연말을 맞아 외식 수요가 일부 확대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물가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새해부터 과자와 음료를 비롯해 외식·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어 가계비 지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유 가격 인상과 커피 원두 가격 상승 등 앞으로 가격상승 요인도 여전하다.

당장 롯데리아는 지난달 대표 메뉴 가격은 평균 4.1% 인상했고, 써브웨이도 이날부터 평균 5.1% 가격을 올렸다. 한국코카콜라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7% 올리는 등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해결해오던 햄버거와 떡볶 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지역 외식업계 관계자는 “계란과 우유, 채소류 등 주요 원재료 가격과 함께 최저임금과 배달수수료 인상 등이 맞물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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