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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나무공동체’ 김기현 소장 “다문화 아이들 언어장벽 해소 ‘첫 단추’ 되길”
베트남 전래동화 ‘별사과 나무이야기’ 발간
한글 등 이중 언어로 출간…정서 발달·한글 공부 일석이조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 동화 번역…동화구연사업도 진행
2021년 12월 20일(월) 23:00
김기현(오른쪽) 소장이 최근 출간한 다문화 전래동화책 ‘별사과 나무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큰나무공동체 제공>
결혼이주여성이 가장 먼저 겪는 어려움은 단연 ‘언어 장벽’이다. 지금도 많은 이주여성이 낯선 땅에서 아이를 낳고도 한국어를 몰라 아이에게 동화책 한 권 읽어주기 힘든 현실이다.

(사)큰나무공동체가 최근 다문화 전래동화책 ‘별사과 나무이야기’를 출간했다. 베트남 전래동화를 번역한 것으로, 우리나라 흥부놀부 이야기와 비슷한 전개를 보이며 한글·베트남어 이중 언어로 출간됐다.

김기현(52) 큰나무공동체 소장은 “아직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주여성들은 주변에 한글로 된 동화책밖에 없어 아이와 교감조차 어렵다”며 “다문화 전래동화책이 있으면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도 도움되고, 이주여성도 한글 공부를 쉽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책은 광주·전남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작은도서관 등에 150부 배포됐으며, 온라인 서점(예스24, 알라딘 등)에 무료 전자책(e북)으로도 배포됐다.

“전래동화를 번역하다 보면 우리도 매번 놀란다. 중국·베트남·캄보디아에도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유사한 이야기가 많거든요. 책이 널리 보급되면서 다문화 가족과 소통이 이뤄지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같은 문화권끼리 동질감도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큰나무공동체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다문화 전래동화책을 출간해 왔다.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태국 등 다양한 국가의 전래동화를 번역하고 삽화를 그려 넣어 이중 언어로 책을 펴내는 사업이다.

번역 작업은 다문화지원센터 소속 결혼이주여성들이 직접 진행하며, 학생부터 작가까지 다양한 이들이 재능기부로 출간 작업을 돕고 있다. 이번 ‘별사과 나무이야기’에는 남부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학생과 광덕고 김동훈군, 삽화작가 최호진씨 등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이주여성이 정착하는 초기에 다문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급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습이 부진해 고교 진학률부터 취업률까지 낮아지는 게 대표적이죠. 동화책은 다문화 아이에게 필요한 학습을 제공하는 좋은 첫 단추가 되리라 생각했어요.”

한편 큰나무공동체는 지난 2012년 비영리단체에서 출발해 지난 2019년 법인 인가를 받은 마을공동체다. 다문화가족을 위해 유치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초중등학교에 다문화교육 및 동화구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 동·식물 교육 등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서구 금호동에 오색종이도서관을 열었으며, 서구로부터 서창한옥작은도서관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김 소장은 “지역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운영하는 도서관을 통해 지역민과 다문화가족 모두가 숨 쉴수 있는 공간. 다양한 문화가 피어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