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행복쉼터’ 정보경 이사장 “파킨슨병 환우들과 동병상련…돕고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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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행복쉼터’ 정보경 이사장 “파킨슨병 환우들과 동병상련…돕고 살아야죠”
자비·성금으로 쉼터 운영…사랑의 열매에 2000만원 후원
일반인 참여 행사 열어 관심 유도 “파킨슨 요양원 세울 것”
2021년 12월 19일(일) 23:00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파킨슨행복쉼터로 기부를 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광주 곳곳의 어려운 이들에게도 저희가 받은 사랑을 나눠주고 싶어요.”

정보경 사단법인 ‘파킨슨행복쉼터’(이하 쉼터) 이사장이 최근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2022나눔캠페인에 참여하고 성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 정 이사장은 광주 아너소사이어티 71호 회원이기도 하다.

정 이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광산구 선암동에서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광주·전남을 합쳐 100여명의 환자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며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그가 쉼터를 연 건 ‘동병상련’의 심정이 컸다. 정 이사장 본인도 올해로 16년째 파킨슨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 병은 고통스럽습니다. 걸음을 못 걷거나 통증이 심한 사람, 몸 떨림이 심한 사람도 있죠. 약이 듣질 않는 날이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도 몸이 굳어버리는 등, 위험한 상황도 많습니다. 심한 경우 말이 어눌하거나 동작이 느려 사람 만나기도 어려워요.”

5년 전 정 이사장은 평소 함께했던 자조모임 환우 13명과 행복쉼터를 짓기로 뜻을 모았다.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끼리 보듬어줄 수 있는, ‘우리들만의 집합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정 이사장은 남편과 함께 사비를 털어 행복쉼터를 개소했다.

“당장 몸이 힘들다고 집이나 요양원에만 틀어박혀 있다간 우울증에 빠지기 십상이에요. 같이 파크골프도 즐기고 요가와 탁구, 라인댄스를 배우다 보면 아픈 것도 잊게 된답니다. ‘행복쉼터가 있어 좋다’는 환우들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아요.”

파킨슨 환우들의 아픔을 나누고, 알리려는 노력도 꾸준하다. 쉼터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파크골프 대회가 대표적이다. 환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함께 도와주고 배려하면서 파킨슨 증상도 이해하는 대회다.

정 이사장은 정부 지원 없이 자비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건설사 등으로부터 받은 후원금만으로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늘 돈 문제가 어렵다. 예산이 빠듯하니 더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더 많은 환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정 이사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산구를 통해 해마다 파킨슨 환우를 위한 성금 2000만원을 자비로 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파킨슨병협회를 통해 전국 환우들에게 파크골프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도 나눔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파킨슨 전문 요양원을 세우는 것이 꿈이다. 광주·전남뿐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도 올 수 있게 문을 활짝 열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파킨슨 병은 완치가 어렵고, 진행을 막을 수도 없다. 상태가 악화되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우리 삶이 얼마나 갈지 어떻게 알겠나. 같이 웃고 떠들면서 화목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고 싶다”고 웃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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