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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허술한 국비 확보 활동 ‘도마’
같은 사업 3개 중복 신청에
증설·이설 예산 ‘오락가락’
유사 용역 중 사업 중복까지
체계적인 준비 없이 신청
2021년 11월 30일(화) 18:55
광주시의 주먹구구식 국비 확보 활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시는 내년 국비 확보 과정에서 같은 사업을 무더기로 중복 요청하거나 사업 내용을 갑자기 바꾸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국회에 따르면,광주시는 내년 국비 확보 과정에 정부의 지식산업센터 공모에 각기 다른 3곳을 신청했다.

광주시는 애초 남구 도시첨단국가산단에 광주에너지산업지식산업센터구축(신규)을 위해 364억원(국비 160억원·시비 204억원)을 요청하고 관련 연구용역도 마쳤다. 비용편익분석 결과도 1.459로 나타나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업’으로 분석됐다. 이에 중기부에 건립 사업계획을 제출했고, 국회에 추가로 10억원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돌연 2개의 지식산업센터를 추가로 건립하겠다고 관련 예산을 정부에 요청했다.광주시는 신규사업으로 북구 오룡동에 301억원(국비 160억원·시비 141억원)을 들여 AI융복합지구 공공형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겠다며 10억원을 국회에서 추가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광주시는 장애인기업지식산업센터 구축사업을 위해 국비 50억원을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지식산업센터는 비수도권 지역에 임대전용 센터를 건립해 중소기업에 사업 공간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7차례에 걸쳐 전국 36곳의 지식산업센터를 선정했고, 광주는 현재 동구와 북구에 각 1곳씩 지식산업센터가 있다.

무엇보다도 광주시가 같은 사업에 대해 행정력을 3곳으로 나눠 국비를 요청하면서 정작 중요한 오류를 사전에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관련 용역이 마무리돼 예산 지원 가능성이 가장 높은 광주에너지산업지식산업센터에 대해 국회에 보고된 기재부의 검토보고서에는 이미 완공된 도시첨단국가산단에 대해 “해당 부지인 도시첨단국가산단이 2023년 준공 예정”이라고 표기돼 있어 최근 뒤늦게 이를 바로잡았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매년 전국적으로 적게는 3곳, 많게는 7곳의 지역에 지식산업센터를 선정하는데, 광주시가 한 해에 3곳을 한꺼번에 해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국비 확보 활동”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또한 ‘새로 짓는 것’과 ‘옮겨 짓는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도 하지 않은 채 예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애초 광주시는 342억원(국비 171억원·지방비 171억원)을 들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5·18세계기록유산 보존시설을 ‘증설’하겠다며 설계비 4억5000만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근 해당 부지가 비좁아 다른 곳으로 ‘이설’하겠다며 예산 내용을 변경했다.

용역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요청한 예산도 발목이 잡혔다. 광주시는 1조원 가량으로 예측되는 국가고자기장연구소 구축을 위해 내년에 예비타당성 기획연구 용역(신규)에 착수할 수 있도록 국비 1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전남도에 초강력레이저 연구시설 구축을 위한 예산 10억원이 증액돼 인근 지역인 광주에 국가고자기장연구소를 구축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는 또 “광주시가 내년 예산에 요청한 예비타당성 기획연구 용역은 앞서 강원, 울산 광주가 진행하고 있는 초광역 고자기장 연구인프라 구축 및 활용에 대한 기획연구 용역이 마무리되지 않아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며 부정적이다.

초광역 고자기장 연구인프라 구축 및 활용에 대한 기획연구 용역은 내년 2월 완료될 예정이며, 과기부는 이 용역 결과를 보고 내후년 예산에 예비타당성 기획연구 용역 예산을 반영할지 여부를 따지자는 입장이다. 그나마 이 예산은 최근 기재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회에서 반영될 불씨는 남겨두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