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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다정한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물리학으로 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과연 진실일까요”
우주는 어둠·죽음으로 충만
‘빛은 어둠의 부재’가 맞는 말
태양도 수 천억 개 별 중 하나
생성·소멸 반복하며 지구 곁에
2021년 11월 18일(목) 05:00
“지금 이 시간에도 우주에서는 태양계와 은하가 생겨나 없어지고 합니다. 우리가 보는 태양은 영원불멸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우주에 있는 수많은, 끝없이 사라지고 나타나는 것 중 하나일 뿐입니다. 우주가 거대하고 태양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다면, 태양의 100만분의 1인 지구는 어떨까요.”

지난 16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 세계, 그리고 우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가 지난 2018년 출간한 ‘떨림과 울림’의 부제이기도 하다.

‘다정한 물리학자’로 불리는 김 교수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역사저널 그날’, ‘선을 넘는 녀석들’,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과학자다. 예술을 사랑하고 미술관을 즐겨찾는 물리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이날 강연에서는 ‘떨림과 울림’에 수록했던 과학의 이야기 중에서 몇 가지를 추려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전달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빛은 어둠의 부재다’라는 전제로 시작됐다.

“순서가 바뀐 것 같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빛이 없어서 불을 켜려고 하는 것처럼 ‘어둠은 빛의 부재다’가 맞는 말일 것 같은데 말이죠. 자연과학은 항상 우리 인간이 상식과 경험으로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우주의 진실이라는 걸 말해줍니다.”

실제 우리가 낮에 보는 우주의 모습은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다. 태양 때문에 특별하게 밝게 보이는 것 뿐이다. 우주의 보편적인 모습은 밤에 보는 것처럼 어둡다.

“우주는 어둠으로 충만합니다. 빛이 점점이 있을 뿐이며 어둠으로 가득해요. 그러니까 빛은 어둠이 없는 겁니다. 어둠이 먼저에요. 또한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합니다. 우주에는 대략 1조개의 은하가 있고, 은하 하나에 1000억개의 별이 있다고 봤을 때 우주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1조개×1000억개가 있어요. 그 많은 행성에서 지금껏 외계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오히려 생명이 이상한 것이지요. 우주의 시각으로 봤을 때 죽음은 (안타까운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주의 중심이 태양이라는 코페르니쿠스의 주장도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태양 역시 우주의 수조 수천억개의 별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두운 밤 밖에 나가면 별이 보일 거에요. 태양과 별의 차이점은 뭘까요? 정확한 답은 ‘같다’는 거에요. 거리만 다를 뿐이죠. 태양은 가까이 있는 별이고, 별은 멀리 있는 태양입니다. 지금 태양이 크게 보이지만 점점 태양이 멀어지면 점 같이 보이게 되고 그때 우리는 그 태양을 별이라고 부를 겁니다. 같은 의미로 하늘의 수많은 별이 지구에 가까이 다가오면 태양과 같이 보이게 될 거라는 이야기죠. 별거 아닌거 같지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

김상욱 교수가 지난 16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김 교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우주의 신비에 빠지게 되고 인간과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물리라는 과학의 언어를 통해 우주와 세계와 우리를 보는 또 다른 눈을 얻게 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한편, 오는 23일에는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마지막 강의를 할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