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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F 갈등’ 영광군 법정 분쟁
정부 무대책이 원인 … 허가해주고 민원 일면 중지·취소 ‘뒷북’
수천억 공사비 투자 사업자·건강 불안한 주민 모두가 피해자
2021년 10월 27일(수) 19:10
나주 SRF(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광주일보 DB>
폐기물을 고형연료로 태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SRF(고형연료제품)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광주·전남 지자체와 사업자, 주민 간의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부처의 미흡한 허가 기준, 부처 간 협조 체제 부실, 오염에 대한 주민 불안감 미해소 등이 그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수천억원을 투입했으나 주민민원을 이유로 뒤늦게 가동 중지나 허가 취소를 당한 사업자, SRF로 인해 건강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주민 모두 피해자로 만드는 부실한 제도의 개선과 사업자·주민에 대한 보상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사업자, 지자체, 주민 모두 수년간 법적 분쟁을 겪으면서 이로 인해 행·재정력의 낭비도 커 SRF에 대한 정부 차원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나주시가 한국난방공사(이하 한난)에서 2700억원을 들여 설립·운영하고 있는 SRF열병합발전소의 SRF 사용 허가를 취소하면서 다시 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나주시는 운영자인 한난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업개시신고수리 거부처분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한난이 발전소 가동을 강행했고, 3개월간 품질기준을 위반한 SRF 2만여t을 소각한 점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에 한난은 바로 다음날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신청 제기 등의 법적 조치로 응수했다.

한난 측은 “관련 법령은 SRF 품질이 부적합할 경우 위반 사유와 발생횟수별 경고, 금지명령, 개선명령 등의 처분기준을 규정하고 있다”며 “SRF 사용허가 취소는 가능한 행정처분이 아니며, 나주시는 권한을 남용해 법령을 무시하고 무리한 처분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광주지법 행정1부는 한난이 나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SRF 사업 개시 신고 수리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으나 또다시 법정 분쟁에 휘말린 것이다.

SRF 논란은 영광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영광군 홍농읍 성산리에 건설중인 영광SRF발전소가 영광군의 SRF 연료 불허가로 사실상 공사가 중단됐다. 영광SRF발전소는 지난 2017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9.9MW 발전 허가를 취득 후 영광군으로부터 건축허가,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적정성 통보, 건축(변경)허가, 전남도 공사계획인가, 환경부 통합환경사전협의서 발급 등을 받아 11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인근 일부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제기되면서 영광군이 지난 2020년 7월 31일 고형연료제품 사용을 불허, 갈등이 불거졌다. 사업자가 지난 2021년 3월에 행정소송을 제기, 주민 수용성을 감안해 영광군과 협의를 지속해왔으나 지난 14일 영광군이 재불허 처분을 내리면서 법정 분쟁이 불가피해졌다.

발전소 측은 “그동안 1년여 기간 동안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최선을 다했음에도 영광군의 이번 조치로 공사가 중단돼 수백억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생된 손해액에 대해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영광군, 군수,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구상권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발전소 외곽 주민들까지 반대시위에 나서자 불허 처분을 한 영광군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패소할 경우 영광군 전체 예산 규모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마지막 단계인 고형연료 허가에서 군이 자체적인 판단으로 불허처분을 한 것”이라며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그 결과에 따라 대응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이 같은 허가-민원-취소 또는 중지-법적 분쟁 등으로 이어지는 SRF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SRF는 당초 정부 권장 사항이었다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이 취소되는 등 부처 간 불협화음이 일어나면서 정부에서도 분명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고형 연료의 품질 기준 마련 등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이미 투자를 시행한 사업자에 대한 보상 대책을 마련하는 등 협상에 의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영광=이종윤 기자 jy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