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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창업·재산 환원 … 호남 자존심 키우는 부자들
담양 출신 김범수 카카오 의장·완도 출신 김봉진 배달의민족 의장
유망스타트업 키우고 기업가 정신 실천…한국형 창업신화의 주역
2021년 08월 02일(월) 00:05
담양 출신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 완도 출신 김봉진 배달의민족 의장.
담양 출신의 카카오 김범수(55) 의장이 국내 순자산 부자 1위에 올랐다.

완도 출신으로 모바일 앱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46) 의장 역시 김범수 의장과 함께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면서 호남출신의 이들 기업인이 ‘한국형 창업신화’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향토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옛 명성을 잃어가는 와중에 지역 출신 젊은 창업부자들이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다는 소식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순자산은 134억달러(약 15조4000억원)으로 국내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에만 91% 급등했으며, 김 의장은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재산을 60억달러(약 6조9000억원) 이상 불렸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인 김 의장이 수십년 동안 한국 경제를 지배해온 재벌 총수와 그들의 2~3세들을 부자 랭킹에서 모두 제쳤다는 사실에 블룸버그통신은 주목했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 여덟 가족이 단칸방에 살았을 정도의 ‘흙수저’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게임’을 창업했던 그는 지난 2006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세우고 4년 뒤 카카오톡 메신저를 출시해 ‘국민 메신저’로 키워냈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결제, 금융, 게임, 차량호출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속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네 번째로 많으며, 카카오 자회사들은 잇단 기업공개(IPO)를 단행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과 함께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새로운 기업가상으로 꼽히고 있다.

완도군 소안면의 한 작은 섬 구도에서 태어난 김 의장은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해 기업 가치를 약 4조7000억원으로 성장시킨 한국 스타트업계의 신화적 인물이다.

지난 6월에는 자신의 고향 완도의 중·고등학생 모두에게 태블릿PC를 나눠주는 ‘우아한 기부’를 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올해 ‘완도 군민의 상’ 수상자에 선정되면서 장보고장학재단을 통해 중고생 1838명에게 태블릿PC를 한 대씩 나눠줬다.

김 의장은 “고향인 완도 군민의 상을 받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완도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태블릿PC를 선물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범수, 김봉진 의장은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더 기빙 플레지’에 참여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더 기빙 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10억 달러(약 1조 원)가 넘는 재산을 보유해야 가입 대상이 되고 그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회원이 된다.

이들 자수성가형 기업가들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거나 지위가 세습된 ‘재벌’들과는 차별화된 길을 걷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오로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축적한 부를 과감하게 사회에 환원하는 ‘선한 영향력’을 실행하고 있다.

CJ에서 콘텐츠 산업육성을 담당했던 탁용석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발전 속에서 상속부자가 절대적 우위를 점해왔지만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맞아 창업부자가 두각을 드러내는 미국형 산업환경을 많이 닮아가고 있다”며 “광주에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지닌 기업을 100번째 유치하는 등 200여 개 소프트웨어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전남대 동아리에서 출발해 전 세계적 인기 게임을 탄생시킨 ‘사우스포게임즈’와 창업 4년 경력에 연 매출 10억원을 넘긴 드론산업 스타트업 ㈜호그린에어 등 호남 출신 기술창업가들이 촉망받고 있는 사실이 반갑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