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 37년 역사 문화예술매거진 ‘예향’ 예술로 향하다
1984년 10월 창간…2013년 4월 복간
한국잡지협회 문화·예술·종교 분야 ‘우수 콘텐츠잡지’ 선정
매달 문화소외지역·재외한국문화원에 보급
한국잡지협회 문화·예술·종교 분야 ‘우수 콘텐츠잡지’ 선정
매달 문화소외지역·재외한국문화원에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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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시인은 월간 ‘예향’ 복간호(2013년 4월)에 실린 마중글 ‘봄날 새이파리만큼 아름다운 새 출발을’에서 ‘예향’과의 인연을 들려준다. 당시 30대였던 작가는 전업 작가로 나서 전남·북의 갯마을을 취재해 1989~1990년 1년여 동안 ‘예향’에 연재했다. 스무 살 무렵 나라안 마을들에서 하룻밤씩을 자고 싶어 했던 작가는 바닷가 갯마을을 기행하며 “그 무렵의 내게 최고의 선물이었고 따뜻한 위로의 시간이 되었다”고 묘사한다. 이때의 발걸음은 2002년 펴낸 ‘포구기행’의 밑그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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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간호(2013년 4월)에서는 ‘불붙은 아시아의 문화전쟁’을 특집으로 다뤘다. 홍콩과 싱가포르 현지 취재를 통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를 펼치는 광주의 지향점을 제시,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15년 8월에는 착공 10년 만에 완공된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을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특집으로 다루며 전당의 모든 것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문화광주. 컬렉션을 브랜딩 하라’(2020년 3월호) 편은 광주 시립 미술관을 비롯한 광주·전남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컬렉션을 소개해 미술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를 통해 미술관의 컬렉션은 한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이자 고부가 문화자산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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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은 2016년 6월호 ‘예향 초대석’ 인터뷰에서 영화 인생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임 감독은 ‘예향’ 1986년 4월호에 ‘재미없는 영화만 만드는 이유’라는 칼럼을 실은 적이 있다. 늦장가를 간 그가 첫째가 태어날 때 겪은 체험을 다룬 내용인데, 이때의 고민을 같은 해에 영화 ‘씨받이’에 영상언어로 풀어내며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국감독으로 부상했다. ‘예향’을 꼼꼼히 읽어본 독자라면 ‘우리의 토양과 정서, 생활을 담은 우리 색깔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임권택 감독의 젊은 시절부터 거장으로 입지를 굳히기까지의 영화인생에 동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매달 나오는 ‘예향’ 한권, 한권은 남도 문화예술의 소중한 아카이브(Archive)이자 문화자산이다. 누군가 먼 훗날, 예술의 고향으로 불려온 광주전남의 당대 문화예술을 살펴보고자 한다면 ‘예향’을 펼쳐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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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에 활자매체의 생존은 쉽지않다. 그렇지만 종이잡지가 주는 ‘아날로그’의 매력은 인터넷이 따라올 수 없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지역의 문화예술 잡지로서 긍지를 갖고 예향(藝鄕)의 예술 향기를 오롯이 담기 위해 한권, 한권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종이잡지를 되살리는 건 독자 한명, 한명일 것이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