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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족에 팬데믹 극복 멀어진다
29일까지 전세계 100명당 1명 접종
미국 50개주 백신 부족 호소
EU-영국, 수출 놓고 ‘국경 갈등’
빈국 2023년까지 접종 어려워
2021년 02월 01일(월) 17:45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신속 보급에 실패하면서 대유행 종식도 멀어지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위기에 빠진 만큼 백신 접종 역시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져야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지만 백신 물량이 부족하고 접종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세계적으로 백신 9410만회분이 접종됐다. 세계인구 100명당 1.2회분가량 접종된 셈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기대보다 백신접종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부족이 주된 이유다. 미국 NBC방송은 미국 50개주 전체가 백신부족을 호소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월 31일까지 4993만회분의 백신이 배포됐고 이 가운데 3112만회분이 실제 접종됐다. 미국이 주요 제약사에 주문한 백신량이 12억회분임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다. 인구 대비 접종자 비율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 떨어진다.

미국은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이 인구의 7.3%로 이스라엘(33.8%)과 아랍에미리트(UAE·29.7%), 영국(12.6%), 바레인(10.9%) 등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보건의료체계가 중앙집중형이 아닌 점과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를 보완하는 백신 보급계획을 세우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앞서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인 지역사회 백신 배포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유럽도 백신부족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했다.

EU는 지난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백신을 애초 약속한 양보다 적게 납품하겠다고 하자 유럽에서 생산된 백신이 영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가 비판받고 이를 철회했다.

갈등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애초 약속한 양의 절반 정도지만 지난주 제안한 양보다는 900만회분 늘어난 양을 EU에 공급하기로 하고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유럽에서 생산되는 백신이 영국에 수출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봉합됐다.

유럽은 접종중단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백신이 부족하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은 지난 27일 백신부족을 이유로 수도 마드리드에서 접종을 2주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프랑스는 수도권 일드프랑스와 북부 오드프랑스, 동부 부르고뉴프랑슈콩테가 1차 접종을 연기했다.

독일도 백신이 부족한데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은 지난 31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 인터뷰에서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전제로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만 있다면 제조국과 상관없이 대유행 대응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느리지만 접종이 이뤄지는 미국과 유럽의 상황은 아프리카에 견줘선 ‘꿈’같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가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을 포함한 85개 개발도상국은 2023년까지 광범위한 백신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보고서는 “일부 중소득 국가와 대부분 저소득 국가는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에 의존할 것”이라면서 “부국을 위한 백신 생산과 보급이 늦어지면 코백스를 통한 백신 공급이 늦어져 빈국에 백신이 늦게 도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