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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키워드로 본 ‘트렌드 코리아 2021’
돈과 소비 편견없는 자본주의 키즈·색다름 즐기는 롤코족 등
팬데믹 길들이는 ‘카우보이 히어로’ 등장
2021년 01월 12일(화) 10:00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위)와 달고나커피 챌린지는 롤코 세대가 원하는 ‘짧게 즐기고 빠지기’의 요소를 갖춤으로써 폭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출처: 유튜브, 인스타그램 캡처>
“COWBOY HERO! 팬데믹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자.”

소비트렌드를 연구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팀은 백신의 기원이 된 소의 해를 맞아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COWBOY HERO’를 2021년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했다.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팬데믹의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2021년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2021’을 요약했다.



#Coming of ‘V-nomics’(브이노믹스)= 첫 번째 키워드는 끝을 모르는 팬데믹, 바이러스가 몰고 온 ‘브이노믹스’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래한 경제는 한국은 물론 세계를 흔들고 있다.

경제 규모가 90% 미만으로 수축되는 이른바 ‘90% 경제’가 지속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전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유통 등 이른 바 언택트 트렌드가 새로운 전개를 보이고, 아날로그와 본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이 모든 변화가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경제, 바이러스 V가 몰고 온 ‘브이노믹스(V-nomics)’다.



#Omni-layered Homes(레이어드 홈)= 코로나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된 공간이 있으니 다름아닌 ‘집’이다. 전 국민이 오랜 시간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집에서 회사 업무를 보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는 등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정형적이고 고정된 공간이었던 집이 무궁무진한 변화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 기능 강화로 수혜를 입은 가전·가구·인테리어 영역, 일과 여가를 병행하는 다기능 공간, 슬리퍼 복장으로 여가·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슬세권’ 부상 등 삶의 근거지라는 기본 기능 위에 새로운 층위의 기능을 덧대면서 다층적으로 형성되는 ‘레이어드 홈’ 현상이 생겨났다.



자본주의 키즈는 소비도 게임식으로 한다. 판매 시작 5분 만에 완판된 참이슬 백팩 . <무신사>
#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자본주의 키즈)=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등장했다.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 생리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성장한 것이다. 자본주의 키즈는 젊은 세대만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논리에 익숙해진 기성세대 또한 경제와 소비에 대한 사고방식이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이들은 소비를 통해 행복을 구하는데 주저함이 없지만 구매 과정에 많은 공을 들이며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이른바 ‘플렉스(flex)’라 불리는 과시형 소비를 할 때도 렌트할 것과 구매할 것을 구분하고, 구매를 하더라도 여러 경로를 찾아 최저가로 구매하는 등 나름의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



#Best We Pivot(거침없이 피보팅)=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 ‘피보팅(pivoting)’이 코로나19 이후 사업 전환을 일컫는 경제용어가 됐다. 이제 피보팅은 단지 위기 상황에서의 방향 수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운영 전반의 중요한 트렌드로 확장하고 있다. 위기는 부실한 기업을 솎아내는 자본주의의 정리 매커니즘이다.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을 창조하는 기업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변화하는 행동양식’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이다.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대변혁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앞둔 지금, ‘거침없이 피보팅’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On This Rollercoaster Life(롤코라이프)= 1995년 이후에 출생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세대인 Z세대는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기성세대와 기업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갑자기 뜬 챌린지에 너도나도 몰려들고 특이한 것에 반응하며 색다름을 즐긴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트렌드를 ‘롤코라이프’라 명명하고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을 ‘롤코족’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롤코족은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반짝 열광하고 하나의 브랜드에 정착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다양한 브랜드를 좇는 방식으로 늘 새로움을 찾아다닌다. 기업들도 오랜기간 공들여 준비한 100% 완벽한 마케팅보다는 미완성일지라도 끊임없이 치고 빠지는 ‘숏케팅’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홈트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 <출처 nepeloton.com>
#Your Daily Sporty Life(오늘하루운동 #오하운)= 운동이 일상이고 일상이 곧 운동인 생활밀착형 운동의 시대, 운동이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이라고 말하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극한의 다이어트보다는 건강한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운동을 한다. 요즘 운동의 큰 특징은 다양한 종목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긴다는 것이다. 그냥 달리기가 아니라 트레일 러닝으로, 평범한 요가가 아니라 플로팅 요가로 더 매력적이고 솔깃한 조합을 만드는 식이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소비자에게 건강한 라이프의 정의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고민이 ‘오늘하루운동’#오하운의 새로운 시작점이다.



번개장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출처 구글플레이 번개장터>
#Heading to the Resell Market(N차 신상)= ‘당근하다’가 하나의 동사로 자리잡아가고 있을 정도로 중고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BTS의 멤버 RM에게 중고바지를 팔았다는 사연이 한때 SNS를 도배했다. 이제 중고마켓은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MZ세대의 놀이터가 되어가고 있다. 취향의 공유는 물론이고 새로운 재테크 수단까지 중고마켓이 뜨는 이유다. ‘리셀(resell)’은 기존 중고제품 거래의 맥락을 넘어선다. 몇 번을 받아쓰더라도 새것에 버금가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중고품은 ‘신상품’이나 다름없어졌다. 이제는 중고가 아니라 N번째 새 제품, ‘N차 신상’이 되는 것이다.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CX 유니버스)= 상품과 브랜드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넘쳐나는 소비자 정보 속에서 고객충성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디지털 편의성에 최적화 된 소비자들을 위해 브랜드를 관리하고 디지털 전환(DT)을 이룩하려면 ‘고객경험(CX·customer eXperience)의 총체적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 CX는 신뢰와 몰입을 거쳐 충성까지 가는 여정이다. 이 과정은 반복될수록 확고해지는데 이를 ‘CX 사이클’이라고 한다. 충성 고객이 사라진 시대, CX 사이클은 고객충성이라는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다.



#‘Real Me’: Searching for My Real Label(레이블링 게임)= MBTI, 꼰대레벨, 대학교 학과 테스트 등 각종 성향 테스트가 인기다. 다원화한 현대사회에서 ‘찐(진짜)’ 자아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갈구다. 팬데믹 시대의 현대인이 자기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일컫는 ‘레이블링 게임’이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소비자들은 각종 테스트를 통해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자기 유형에 맞춘 소비를 하게 됐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 정체성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구매하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Ontact’,‘Untact’ with a Human Touch(휴먼터치)=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조명받은 트렌드는 ‘언택트(untact)’ 기술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택트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이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주는 ‘휴먼터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휴먼터치는 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휴먼터치는 대단한 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가는 진정성을 가진 조직이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미래의 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