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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내쫓는 아파트촌 개발 누굴 위한 건가
2020년 11월 19일(목) 00:00
황룡강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을 추진한다는 광주시의 계획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일대에서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들은 형편도 넉넉지 않아 아파트가 들어서면 정든 마을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앞서 광주시는 평동산업단지와 황룡강 장록습지 사이에 위치한 광산구 지죽동 일대에 21개 택지를 조성하는 ‘도시개발 사업에 대한 민간 사업자 공모’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9개는 공동주택, 즉 아파트 부지이고 나머지는 학교 부지(5개). 상업 시설(3개). 전략 산업 시설(2개), 유통 용지(1개) 등이다. 시는 이 사업에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한류문화 콘텐츠 시설 등을 조성하고 직장과 주거가 함께하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사업자들에게 아파트 개발에 따른 이익을 보장해 주고 그 일부 수익으로 전략 사업 시설을 건립·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인 셈이다.

사업 대상지에는 282세대 477명이 거주하는 수백 년 전통의 세 개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한데 개발 면적 가운데 공동주택이 3분의 2를 차지, 정작 원주민들은 충분한 보상도 없이 내쫓기게 될 처지라고 한다. 광주일보 취재 팀이 해당 마을을 찾았을 때 나이 든 주민들은 아파트촌 개발 소식에 대를 이어 살아온 마을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부터 했다. 마을의 역사와 특성을 살리려는 고민 대신 손쉬운 개발 방식에만 의존하는 안일한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컸다.

광주시는 사업 추진 명분 중의 하나로 녹지였던 이 일대가 준공업지역으로 변경돼 폐기물 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급증한 주민 민원의 해결을 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주민 권리 보호는커녕 전략 사업 육성을 내세운 아파트 단지 개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시는 2년 전에는 황룡강변 수변지역에 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없도록 용도 변경을 불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포화 상태인 아파트 중심의 난개발에 나서는 것은 건설업체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